'역적' 김상중 "나도 아모개 못잊어…콧물 연기, 의도한 것 아냐" (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배우 김상중이 아모개의 삶을 마무리한 소회를 밝혔다.

20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진행된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극본 황진영 연출 김진만 진창규) 기자간담회에서 김상중은 "만남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작품"이라며 "비록 아모개란 인물이 드라마 상에선 보이지 않게 되지만, 아모개의 정신은 길동이와 길동이 사단들이 잘 물려받아서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중이 맡아 열연했던 아모개는 지난 14회에서 죽음을 맞으며 하차했다. 김진만 PD는 "아모개를 떠나 보내는 연습할 때 이미 울음바다가 되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저 스스로도 아모개가 떠난 후 드라마를 어떻게 운용해야 할까 큰 고민하고 있다"며 "아모개 정신을 이어 받아 더 발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상중은 아모개가 시청자들로부터 사랑 받은 게 '공기'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아모개가 보여준 아버지의 모습, 남편의 모습, 가장의 모습 등이 우리에겐 너무 소소한 일상이 되어버려서 중요함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그것을 일깨워줬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아모개를 보며 울고 웃고 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김상중은 시청자들이 아모개에 열렬히 공감할 줄은 자신도 "예상 못했다"며 "배우로서는 연기를 하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솔직하게 전하기도 했다.

이 탓에 김상중은 아모개를 떠나 보내는 데 진한 아쉬움이 남은 인상이었다.

"늘 드라마를 끝내면 끝과 함께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이번만큼 드라마 속에서 모습이 사라지고 난 이후에도 잔상이 남아있고 여운이 가시지 않는 건 처음이다"는 것이다.

"지금도 대본이나 재방송을 본다든가, 아이들(젊은 배우들)과 통화를 하거나 생각하면 가슴이 젖어 든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김 PD에 따르면 당초 김상중의 아모개 분량은 10회 정도였다고 한다. 드라마 초기 설정 단계에선 4회였던 게 김상중이 합류하며 10회로 늘었고, 방송이 시작된 후 지금의 14회까지 늘었다는 설명이다. 김 PD는 "사실 (지금보다)더 (함께)가고 싶었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김상중은 초반 화제가 된 눈물, 콧물 신에 대해선 "눈물은 안 나오면 안약을 집어넣어서 나올 수 있게 하지만 콧물은 다른 어떤 부가적으로 나올 수 없다"며 "이상하게 그렇게 울면 콧물이 나온다. 저도 드러워죽겠다"고 너스레 떨었다.

그러면서도 "감정에 젖어서 그 장면에 들어가게 되면 눈물이 저도 모르게 나온다. 묘하게도 이 작품은 그런 경험을 많이 했다"며 "의도하지 않은 콧물인데, 보니까 절절해서 좋아보이더라"며 웃었다.

김 PD 또한 아모개의 오열 신이 "찍으면서 방해가 되면 정리를 할텐데 훨씬 더 감정 표현할 때 절절해서 신의 한수였지 않나 싶다"고 돌아봤다.

지난 1월 첫 방송한 30부작 사극 '역적'은 소설 속 홍길동이 아닌 연산군 시대에 실존했던 인물 홍길동의 이야기를 표방한 작품이다.

아모개 역 김상중의 열연으로 주목 받으며 시작해 자체 최고 시청률 12.5%(닐슨코리아 전국기준)까지 달성했다. 14회까지 소화했으며, 남은 후반 분량은 홍길동 역 배우 윤균상을 비롯해 연산군 역 김지석, 장녹수 역 이하늬, 가령 역 채수빈 등이 이끌게 된다.

촬영은 빠듯하게 진행 중이다. 김 PD는 다음주 분량 촬영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고백하면서도 "후반부는 연산과 길동의 대립각이 많이 부각될 것"이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방송.

[사진 = MBC 제공-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