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예상대로였다. 두산 더스틴 니퍼트와 한화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는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그러나 승부는 실책으로 갈렸다.
31일 서울 잠실구장.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2017시즌 공식 개막전. 두산은 예상대로 니퍼트를 선발로 내세웠다. 한화는 연습경기서 노출했던 알렉시 오간도 대신 비야누에바를 선택, 생소함을 극대화했다.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니퍼트는 203cm의 장신이다. 2층에서 내리꽂는 특유의 강속구에 한화 타자들이 적응하지 못했다. 니퍼트는 빠른 볼로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고 체인지업과 슬러이더를 섞어 한화 타선의 집중타를 피했다.
사실 비야누에바의 투구가 니퍼트보다 더욱 인상적이었다. 비야누에바는 6회까지 허경민에게 내준 좌선상 2루타를 제외하고 제대로 된 정타를 거의 맞지 않았다. 비야누에바는 니퍼트와는 조금 다른 스타일이다. 홈 플레이트 외곽을 공략하는 제구력, 패스트볼과 변화구의 완급조절로 두산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팽팽한 투수전의 희비를 가른 건 실책이었다. 한화의 실책 3개 중 2개가 두산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먼저 3회말. 선두타자 박건우가 평범한 3루 땅볼을 쳤다. 3루수 신성현이 포구했다. 그러나 1루 송구가 빗나갔다. 1루수 윌린 로사리오가 할 수 없이 1루에서 벗어나면서 공을 잡았다.
로사리오는 재치를 발휘했다. 포구하는 순간 몸을 돌려 타자주자 박건우에게 태그를 시도했다. 1루심의 최초 판정은 아웃. 그러자 박건우가 정색하며 두 손으로 사각형을 그렸다. 비디오판독을 요청해달라는 것. 김태형 감독이 곧바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로사리오의 글러브는 박건우의 몸에 닿지 않았다. 세이프로 정정됐다. 신성현의 송구 실책.
그러자 허경민이 비야누에바의 초구를 노려 좌선상 2루타를 쳤다. 순식간에 무사 2,3루 찬스를 잡았다. 비야누에바는 김재호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으나 민병헌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맞아 결승점을 내줬다.
6회에도 실책이 나왔다. 일단 비야누에바가 흔들렸다. 변화구가 손에서 빠지면서 김재호의 머리로 향했다. 김재호가 고개를 숙였으나, 투구는 김재호의 등을 스쳤다. 민병헌을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오재원 타석에서 실책이 나왔다. 두산 벤치는 히트&런을 시도, 1루 주자 김재호가 2루로 뛰었다.
이때 포수 조인성이 2루로 송구했다. 한화 입장에서 좋은 승부가 기대됐다. 그러나 2루수 강경학이 2루 커버를 늦게 들어가면서 송구가 외야로 빠져나갔다. 김재호가 3루까지 들어갔다. 결국 비야누에바는 닉 에반스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한화는 이후 오재원이 2루 도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도 똑같은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위기를 맞았다. 둘 다 조인성의 송구 실책이었다. 그러나 사실 내야수의 실수가 더욱 뼈 아팠다. 한화는 비야누에바가 내려간 7회에도 적시타를 맞은 뒤 어이 없는 픽 오프 플레이 미스로 실책을 추가했다. 유격수가 오버런한 1루 주자를 잡기 위해 던진 공이 1루 파울라인으로 흘러나갔다.
결국 비야누에바는 자책점을 1점도 기록하지 않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빼어난 투구를 했으나, 야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한화는 디펜스에 취약했고, 두산의 작전수행능력은 날카로웠다. 두산도 8회 실책을 범했으나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게 두 팀의 차이다.
[한화 조인성과 로사리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