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세 명의 청년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삽질을 한다. 자조 섞인 목소리로 “그래, 나는 소다” “그래, 나는 소다”를 되뇐다. 경남 산청의 평화로운 마을, 권두현이 경운기 시동을 걸면 영화가 시작된다. 오프닝 신은 소처럼 일하며 경운기 엔진을 돌리듯 힘차게 농사를 짓겠다는 청년의 당찬 포부처럼 보인다.
‘파밍 보이즈’는 본투비 농사꾼 산청의 딸기 아빠 권두현, 삽질하다 우쿨렐레 치며 노래하는 낭만농부 김하석, 집짓고 글짓는 섹시농부 유지황 세 청춘의 특별한 세계일주를 담은 영화이다.
부모의 농사일을 돕는 것이 너무 힘들어 절대 농부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권두현, 대학을 졸업하고 무엇을 해야할지 몰랐던 김하석, 복사기처럼 살아가는 청춘의 모습이 싫었던 유지황은 다른 나라의 농업을 경험하기 위해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세계일주에 나선다.
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 청소 등을 하며 모든 돈으로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의 농장을 찾아 신성한 노동을 통해 삶의 가치를 깨닫고, 자연의 위대함과 선진 농업을 배우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농사일에 지친 몸을 빗물에 씻고, 폭우가 쏟아지는 날씨에 발이 아프도록 걷고, 땡볕에 밭일을 하는 등의 고된 노동은 세 청춘의 삶에 기름진 거름으로 남을 것이다.
실제 세 청춘은 2년간의 ‘월드 삽질 어드벤처’를 끝내고 한국에 돌아와 각자의 꿈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들은 ‘헬조선’의 포기, 냉소, 혐오의 어두운 그림자를 거둬내고 ‘청춘’의 꿈, 열정, 낭만으로 미래를 개척했다.
‘파밍 보이즈’는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어떻게 살아야할지 두려운 청춘들에게 희망을 주는 땀과 노력의 결정체이다.
[사진 제공 = 영화사 진진]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