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한국축구가 이란대표팀의 케이로스 감독과 또한번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과 오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을 치를 이란의 케이로스 감독은 자신의 5번째 한국전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치른 4번의 한국전에서 케이로스 감독은 경기장 안밖에서 심리전을 반복해왔다. 공식적인 장소에서의 발언과 행동은 신사적이지만 상대를 자극할 수 있는 행동도 가리지 않는다. 유독 한국 원정에서 그런 모습이 더 강해진다.
이란 선수단은 지난 26일 입국해 한국과의 경기를 대비해 왔다. 대한축구협회는 파주스타디움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보조구장을 이란대표팀의 훈련장소로 섭외했다. 이에 케이로스 감독은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잔디가 듬성듬성한 훈련장 사진을 올려 놓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겠다"며 의미있는 글을 남겼다. 한국측이 제공한 훈련장 상태에 대한 불만의 메시지였다. 그 동안 한국이 테헤란 원정경기를 치를 경우 이란측은 이동이 어렵고 그라운드 컨디션이 최악인 훈련장들을 제공해 왔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 원정에 대한 경계를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케이로스 감독은 SNS에 글을 작성한 29일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자청했다. 이어 케이로스 감독은 자신이 SNS에 올린 사진과 글에 대해 "큰 의미는 없는 사진이다. 전세계에 있는 나의 지인들에게 내가 한국에 왔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나의 모습을 공유하고 싶었다. 한국이 아름다운 나라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뜻을 나타내며 한발 물러섰다.
케이로스 감독은 지난 2013년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한국 원정경기에서 무례한 행동을 했었다. 당시 훈련장 제공 문제 등으로 최강희 감독과 설전을 펼쳤던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에 승리를 거두며 극적으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후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감자 세리머니를 날려 논란이 됐다.
한국은 케이로스 감독과 악연이 있지만 정작 케이로스 감독은 경기전에는 호의적인 발언으로 상대를 머쓱하게 만든다. 그 동안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전을 앞두고 "한국과의 경기가 영광이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 여러번 진출한 강팀이다. 한국과의 경기는 이란 선수단에게 큰 경험이다. 한국전은 배운다는 자세로 임한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반복해 왔다. 지난해 10월 테헤란에서 한국-이란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선 앙숙인 한국 취재진들과 일일이 웃으며 악수를 나누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승리를 위해선 상대를 자극하는 심리전도 마다하지 않으며 속을 알 수 없는 행동을 보인다.
케이로스 감독의 심리전은 상대팀에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2011년 이란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 축구협회와의 불화설도 있었고 이란 대표팀 사퇴설도 수차례 있었다. 하지만 사퇴설 이후에도 변함없이 이란대표팀 지휘봉을 놓지 않았고 그때마다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켜 왔다.
케이로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치른 4번의 A매치에서 모두 0-1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이란 수비 공략에 실패하며 상대 속공에 실점하는 경기를 반복됐다. 이란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8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중인 가운데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을 아시아에서 가장 수비력이 강력한 팀으로 만들어 놓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코치 시절에는 퍼거슨 전 감독이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12년 케이로스 감독의 이란과 첫 대결을 펼친 한국은 그 동안 대표팀 감독이 4번 교체됐다. 케이로스 감독과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던 한국은 월드컵 본선행 승부처에서 또한번 껄끄러운 상대와 만나게 됐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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