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류중일 LG 감독은 단호했다. 최근 LG의 내년 외국인타자 후보로 '영입설'이 흘러나온 '40홈런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에 대한 입장은 분명했다.
류중일 감독은 "개인적으로 나바로 같은 선수는 싫다"고 말했다. 이미 검증된 기량이 있는데 마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 시절 나바로와 한 배를 탔던 류중일 감독은 나바로의 기량 만큼은 으뜸으로 인정하지만 야구를 대하는 자세에 관해서는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었다. 가령 땅볼을 치고도 1루까지 전력질주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나바로의 기량이 아까웠던 류중일 감독은 2015시즌을 앞두고 재계약을 하는 과정에서도 나바로에게 근면성실한 플레이를 요구했었다.
나바로의 기량은 더욱 업그레이드됐으나 달라진 태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삼성은 2015시즌을 끝으로 나바로와의 인연을 접었다.
누구보다 이런 과정을 잘 알고 있는 류중일 감독으로선 애초부터 새 외국인타자 후보로 나바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류중일 감독의 말처럼 LG가 필요한 외국인타자는 바로 근면성실한 선수다. LG는 올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전개했지만 남들보다 불리한 조건 속에서 경쟁을 해야 했다.
루이스 히메네스의 대체 외국인타자로 합류한 제임스 로니는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선수였지만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 실전 공백이 컸던 바람에 타격폼이 무너지고 빠른 공에 대처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결국 LG 코칭스태프에서는 로니가 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 2군으로 보내는 것으로 조치를 취했다.
그러자 로니는 코칭스태프의 결정에 반발하고 돌연 미국으로 출국해 LG와 '굿바이'를 선언했다. 로니의 돌발 행동으로 LG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임의탈퇴 뿐이었다. 로니의 대체 외국인타자를 데려올 수도 있었지만 시기 상으로 기량이 뛰어난 타자를 구하기 쉽지 않은데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출전이 불가능해 큰 의미가 없었다.
올해 LG를 제외하면 모든 팀들이 외국인타자로 재미를 봤다. 그래서 LG가 더 불리해진 것이 사실이다. KIA 로저 버나디나, 두산 닉 에반스, NC 재비어 스크럭스, 롯데 앤디 번즈, SK 제이미 로맥, 넥센 마이클 초이스, 한화 윌린 로사리오, 삼성 다린 러프, kt 멜 로하스 주니어까지 LG를 제외한 모든 팀들이 성공 케이스를 확보했다.
결국 LG의 최대 문제점은 타선인데 타선의 무게감을 키울 수 있는 타자가 필요하다. 꾸준히 많은 경기에 나서며 팀의 기둥 역할을 할 수 있는 근면성실함 또한 갖춰야 한다. LG 선수단을 파악하는 단계에 있는 류중일 감독은 "타격이 좋으면 수비가 안 좋고, 수비가 좋으면 타격이 안 되는 선수들이 많다"고 반쪽짜리 타자들이 즐비함을 이야기했다. 이것이 LG의 현실이다. 그래서 내년 시즌에 LG 유니폼을 입을 외국인타자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나바로(왼쪽)와 로니.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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