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 유격수 딜레마가 플레이오프의 결정적인 변수로 급부상했다.
두산 주전유격수 김재호의 어깨부상과 완전하지 않은 컨디션. 두산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재호는 올 시즌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류지혁이 급성장하며 무사히 정규시즌을 마쳤다. 류지혁의 성장이 후반기 대반격의 원동력 중 하나였다.
포스트시즌은 역시 정규시즌과 다르다. 수비 감각이 좋은 류지혁도 큰 경기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그가 17일 1차전서 공식적으로 기록한 실책은 1개. 3회초 1사 후 김태군의 3유간 타구를 처리하다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이후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흔들리며 2실점했다.
5회초 4실점 역시 실책이 결정적이었다. 1사 1,2루서 박민우가 1루수 땅볼을 쳤다. 1루수 오재일이 2루 커버를 들어온 류지혁에게 송구했으나 부정확했다. 오재일의 송구 실책. 사실 류지혁이 좀 더 빨리, 좋은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면 아웃카운트가 올라갈 수 있었다. 결국 류지혁은 7회초 시작과 함께 김재호로 교체됐다.
류지혁은 작년 한국시리즈에 이어 두 번째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지 않다. 더구나 첫 선발출전 경기였다. 단기전 특유의 중압감이 없을 수 없다. 심지어 그라운드가 고르지 않고 불규칙 바운드가 심심찮게 발생하는 잠실구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경험의 중요성은 크다.
두산은 1차전 패배를 통해 '선발 유격수' 김재호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김재호가 여전히 선발로 나설 정도의 컨디션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딜레마의 실체. 김태형 감독도 "선발 출전은 쉽지 않다"라고 했다.
다쳤던 부위는 왼 어깨다. 공을 잡고 던지는 손은 오른손이다. 수비에는 지장이 없다. 1차전서도 7회부터 9회까지 무난히 소화했다. 다만, 양 팔을 사용하고 어깨로 버텨야 하는 타격 매커니즘을 감안하면 타격에 지장이 있다고 봐야 한다. 상무와의 연습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컨디션 회복은 불가능했다.
선택은 김태형 감독의 몫이다. 1차전 패배 후 "지혁이가 실책 당시 공을 던지는 타점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2차전서는 잘 할 것"이라고 류지혁을 감쌌다. 아무래도 2차전도 류지혁 선발-김재호 백업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두산으로선 류지혁이 2차전서 안정감을 보여주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두산은 2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모험수도 생각해봐야 한다. 극단적으로 볼 때 김재호를 9번 타순에 배치, 사실상 타자 8명으로 공격한다는 계획을 갖고 수비 안정감을 끌어올리는 방법도 있다. 두산 타자들의 역량을 감안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김재호에게 경기중반 결정적 찬스가 걸리면 대타로 교체하면 된다. 류지혁 역시 백업으로 나서면 부담을 덜어낼 수도 있다.
김재호의 부상. 두산에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막상 단기전 뚜껑을 열어보니 결정적 변수가 될 조짐이다.
[류지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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