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이후광 기자] “미리 준비를 해왔다.”
장필준이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통해 대표팀의 차세대 클로저로 떠오르고 있다. 장필준은 지난 16일 개막전이었던 일본전과 전날 대만전에서 2⅓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홀드와 세이브를 각각 챙겼다. 대표팀의 결승행을 이끈 수훈선수 중 한 명이었다.
등판 상황을 보면 그의 투구가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일본전에선 4-3으로 앞선 8회말 셋업맨 역할을 부여받았다. 2번부터 시작되는 중심타선을 상대했지만 장필준은 주눅 들지 않았다. 선두타자 겐다의 삼진 이후 곤도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장타자 야마카와와 우에바야시를 모두 삼진으로 잡는 괴력을 발휘하며 이닝을 끝냈다. 일본 타자들은 장필준의 묵직한 돌직구에 손을 쓰지 못했다.
17일 대만전에선 마무리투수로 나와 아웃카운트 4개를 책임졌다. 1-0으로 앞선 8회초 2사 2, 3루서 장필준은 4번타자 천쯔하오를 풀카운트 끝에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불을 껐다. 그리고 9회 안타를 맞으며 1사 1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150km에 달하는 직구를 앞세워 삼진 2개를 잡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대표팀의 결승 진출이 확정된 순간이었다.
전성기 시절 해태와 주니치에서 정상급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선 감독은 장필준의 호투 요인을 준비성으로 꼽았다. 국가대표팀은 단기간에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려 성적을 내야 하는 팀이다. 감독들도 기량 향상보다는 컨디션 최적화에 더욱 신경을 쓴다. 선 감독은 “이미 정상급 기량의 선수들이 모인 곳이다. 기량 향상을 이끌어내긴 힘들다. 얼마만큼 정규시즌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는지가 관건이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선 감독은 선수들의 준비성을 강조한다. 미리 국제대회를 위해 몸을 만들어오면 아무래도 팀워크나 컨디션을 보다 빠른 시간에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선 감독은 장필준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장필준은 시즌 종료 후 소속팀 삼성의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참가해 APBC 참가를 위한 나름의 준비를 하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선 감독은 “(장필준이) 정규시즌과 기량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구위가 상당히 좋다”라며 “미리 준비를 해온 덕분이다. 오키나와에서 불펜피칭을 몇 번 실시했다고 들었다”라고 전했다.
선 감독은 향후에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러한 자세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는 소집 후 기량을 향상시키긴 어렵다. 앞으로도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뽑히면 장필준처럼 미리 준비를 해오는 자세가 필요하다”라는 게 선 감독의 지론. 장필준의 철저한 준비성이 선 감독의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했다.
[장필준. 사진 = 일본 도쿄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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