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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김윤석, 하정우 등이 영화 '1987'로 뜨거운 울림을 선사할 전망이다.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는 영화 '1987'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장준환 감독과 출연배우 김윤석, 하정우,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등이 참석했다.
'1987'은 역사적 실화인 1987년 민주화 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둘러싸고 진실을 은폐하려는 세력과 목숨을 걸고 진실을 알리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장준환 감독은 "결국엔 국민이 주인공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1987년도는 국민 스스로,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게 된 해이다. 몇백 년이 걸리는 민주주의를 우리는 단 몇십 년 만에 이뤄냈다. 커다란 족적을 남긴 그런 해라고 봤다. 온 국민이 나와서 독재 권력으로부터 권리를 쟁취했다는 게 저에게는 무척 감동적이었다"라며 "지금 이 시기에 다시 한번 반드시 돌아봐야 될 것 같은데, 그러나 아무도 이야기하고 있지 않아서 용기를 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어 장준환 감독은 "그 당시 피땀 흘리셨던 많은 분들에게 혹시나 누가 되진 않을까 고심하면서 만들었다"라며 "우리 국민이 얼마나 대단한 주인공인지, 극장에 와서 느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윤석과 하정우 영화 '추격자', '황해'에 이어 벌써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또 적으로 만났다"라며 "다음엔 커플 연기를 하고 싶다"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1987'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는 "시나리오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라고 입을 모았다. 김윤석은 "이 영화가 꼭 만들어져 한다고 생각, 기꺼이 참여했다"라고 말했고 하정우는 "과거의 아픈 한 사건을 무겁지 않게, 관객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거라고 봤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윤석은 극 중 대공수사처 박처장 역할을 맡았다. 박처장은 간첩 및 용공 사건을 전담하는 대공수사처의 실세로, 반공이 애국이라 굳게 믿으며 수사에 있어서는 잔혹한 고문 등 수단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스물 두 살 대학생의 죽음이 정권 유지에 방해가 될 것이라 판단하고, 사건 은폐를 지시한다.
김윤석은 "박처장은 시대가 만든 괴물"이라며 "단순한 악인이라기보다는 그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도 모르고 반공이 애국이라 굳게 믿는, 신념을 갖게 됐다. 이 사람이 어떻게 이런 인물이 될 수밖에 없었는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자료 조사를 많이 했다"라고 고심의 흔적을 드러냈다.
하정우는 서울지검 최검사로 분한다. 대학생 박종철의 죽음 이후 사건을 은폐하려는 김윤석에 맞서 부검을 밀어붙인다. 진상 규명의 첫 단추를 끼우며 1987년의 기폭제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특유의 개성과 여유가 느껴지는 연기로 때로는 경쾌하고 뻔뻔한 모습을, 때로는 사건의 진상을 꿰뚫는 날카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김태리는 87학번 대학 신입생 연희 역할로 등장한다. 구멍가게 연희네 슈퍼에서 엄마와 교도관인 외삼촌 한병용(유해진)과 함께 살고 있다. 연희는 당시의 보편적인 시민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지금 우리들이 만약 그때 그곳에 있었다면 겪게 되었을 감정을 대변한다.
김태리는 "'1987' 대본을 흡입력 있게 읽었다"라며 "연희라는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한 명의 관객으로서 기대되는 부분이 더 크다"라고 전했다.
유해진은 "'1987' 또한 '택시운전사'처럼 우리의 아픈 현실을 다룬다"라며 "연희가 광장을 뒤돌아볼 때 마음에서 뜨거움을 느꼈다. 그게 잘 전달되는 영화로 나올 것이라 기대를 해본다"라고 말했다.
대공형사 조반장 역의 박희순은 "이 작품에서 선과 악을 나누는 건 무의미한 것 같다. 왜 이런 비극이 벌어졌는가에 집중하면서 연기했다"라고 밝혔다.
'1987'엔 이들 뿐만 아니라 동원, 설경구, 여진구, 오달수, 조우진 등 많은 스타들이 특별출연한다. 장준환 감독은 "배우분들이 먼저 흔쾌히 출연 의사를 전했다"라며 "우리한테는 무척 행운이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 30년 후에 작은 기적이 또 일어나고 있다는 걸 느꼈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1987'은 다음달 개봉 예정이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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