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원주 최창환 기자]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것도 쉽지 않은 팀’이라는 전망을 뒤집었다. DB의 정규리그 우승은 그래서 더 값지고, 짜릿했다.
원주 DB는 1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패했지만, 같은 날 전주 KCC도 패해 잔여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DB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11-2012시즌 이후 6시즌만이자 통산 5번째다. 정규리그 우승을 6회 이상 달성한 팀은 울산 현대모비스(6회), DB 등 단 두 팀뿐이다.
김주성이 프로에 데뷔한 2002-2003시즌 이후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DB에게 2017-2018시즌 정규리그 우승은 어느 때보다 값진 성과일 것이다. ‘플레이오프 진출도 힘들어 보인다’라는 박한 평가를 뒤집으며 따낸 정규리그 우승이기 때문이다.
전력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오프시즌 전력 약화가 뚜렷했다. DB는 지난 시즌 국내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평균 11.8득점을 올린 허웅이 군 입대했고, 아킬레스건 파열로 수술대에 오른 윤호영의 복귀시점도 불투명했다.
전력을 보강할 기회도 놓쳤다. DB는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FA 자격을 취득한 슈터 이정현 영입을 노렸지만, 전주 KCC와의 경합에서 밀린 것. 신임 이상범 감독을 임명했지만, 뚜렷한 전력 보강은 없었던 셈이다. 이전 소속팀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유성호(전 현대모비스), 노승준(전 KCC)을 트레이드 영입한 정도였다.
실제 DB의 2017-2018시즌 샐러리캡 소진율(총액 23억원)은 10개팀 가운데 가장 낮은 73.86%였다. 10개팀 평균 수치(89.24%)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였다.
하지만 DB는 샐러리캡 소진율 순위를 정반대로 뒤집으며 정규리그를 마무리하게 됐다. 개막 5연승으로 시즌을 시작한 DB는 지난 1월 1일 KCC와의 홈경기에서 이기며 1위 자리를 재탈환했고, 이 경기를 기점으로 13연승을 질주해 1위를 꿰찼다.
DB는 2017 외국선수 드래프트서 2순위로 선발한 디온테 버튼이 해결사능력을 과시하며 접전을 승리로 장식하는 방법을 터득해왔다. 두경민 역시 시즌 막바지 유쾌하지 않은 일로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큰 틀에서 올 시즌을 돌아봤을 때 버튼과 더불어 ‘원투펀치’로 꼽히기에 충분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이상범 감독의 지도 속에 서민수는 MIP(기량발전상) 후보로 꼽힐 정도의 성장세를 그렸고, 부상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김태홍도 모처럼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앞서 언급했듯 DB는 10개팀 가운데 선수단 몸값이 가장 낮은 팀인 데다 박한 평가까지 받았지만, 세간의 평가를 뒤집으며 정규리그를 지배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연봉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단의 조화와 동기부여라는 사실을 증명, 의미가 남다른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셈이다.
[DB 선수들. 사진 = 원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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