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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매년 강성한 콘텐츠를 자랑하는 CJ E&M의 케이블채널 tvN이 2018년 상반기에는 '사람'에 집중했다. 스테디셀러 장르인 법정, 스릴러, 판타지 등 각종 장르물을 채택한 지상파 3사와는 평행선을 걷는 전개다. tvN은 보다 더 휴머니즘 얼개 작품에 집중하며 '웰메이드'를 탄생시켰고 화제성 면에 있어서 우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에게…'마더', 18년 웰메이드 단초
'마더'는 일본드라마를 원작으로 삼은 작품으로 국내로 상륙하기 전부터 여러 우려를 낳았던 작품이다. 아동학대, 납치, 애정결핍 등 원작이 지닌 중심 소재들은 국내에서도 팽배한 사회적 문제이나, 브라운관으로 마주하기엔 자극적이란 의견 때문이었다. 윤리적인 부분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나 영화 '비밀은 없다', '아가씨' 등의 각본을 집필한 정서경 작가의 섬세함과 촘촘한 디테일이 빛을 발했다. 국내 정서에 알맞게 각색됐고 정서경 작가 특유의 문어적인 대사로 감정이 깊어졌다. 김철규PD의 시적인 연출도 한 몫 했다.
극중 이보영, 허율, 이혜영, 고성희 등을 둘러싼 각양각색의 사랑과 관계성은 그간 천편일률적으로 그려진 모성애를 다면적으로 펼쳐냈고 이는 곧 시청자 호평으로 이어졌다. 마지막회는 5%의 자체최고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이하 동일)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2018 백상예술대상 TV부문에서 작품상을 수상했고 세계에서도 응답했다. 제 1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진출이라는 쾌거를 안았다. 비록 수상은 불발됐지만 작품의 가치는 나라의 정서가 아닌, 이야기의 힘을 통해 발현된다는 점을 공고히 입증한 웰메이드작이었다.
▲ '라이브', 매섭지만 결국은, 따뜻한 노희경의 세계
노희경 작가와 김규태 감독의 의기투합으로 주목 받은 '라이브'는 지구대 경찰들의 일상을 그려낸 작품이다. 노 작가는 사건과 영웅 서사에 집중돼있던 경찰 드라마의 기존 틀을 깨부수고 그들이 겪는 애환, 사건의 본질, 성장기를 조명했다. 더불어 '경찰'이란 직종을 다른 차원에 있는 부류가 아닌, 우리의 주변인으로 만들어 연민과 공감을 퍼뜨렸다.
드라마가 그린 희로애락과 정유미, 이광수, 배성우, 성동일, 배종옥, 이주영 등 일상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능한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라이브'는 7.7%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률과 호평을 함께 끌어안았다.
▲ '나의 아저씨',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말 많고 탈도 많았던 작품이다. 주연 배우 중 한 명은 방영 직전 성추문으로 하차했고, '나의 아저씨'라는 타이틀은 시류에 적절치 않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남녀주인공 배우 이선균, 이지은의 나이 차이도 문제가 돼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설상가상으로 1회에서는 폭력성 논란에도 휘말렸는데, 연출을 맡은 김원석PD의 집념과 꾸준함이 시청자들의 마음에도 닿았다. "사랑 이야기가 아닌 사람 이야기"라고 강조했던 그다.
저마다의 삶에 굴복해 지쳐가는 동훈이네 형제들(이선균, 박호산, 송새벽)과 홀로 삶의 고통을 지고 살아가는 지안(아이유/이지은)의 치유 과정은 우울하리만큼 어두웠다. 작품의 톤은 시립도록 차가웠지만 "편안함에 이르길" 꿈꾸는 그들의 연대 속에서 시청자들은 온기를 느꼈다. 많은 이들의 '인생작'으로 남은 만큼 고정 시청층의 충성도도 대단했다. 그 덕에 '나의 아저씨'는 크고 작은 논란에도 불구, 연일 시청률 상승세를 보였고 최종회 7.4%를 기록하며 창대한 끝을 맞이했다.
한편, 현재 방영 중인 '김비서가 왜 그럴까'(극본 백선우, 최보림 연출 박준화)가 지상파 드라마들을 제치고 독보적인 화제성과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는 가운데, tvN은 이 기세를 몰아 하반기에는 배우 이병헌, 김태리 주연의 '미스터 션샤인'(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 지성, 한지민 주연 '아는 와이프'(극본 양희승 연출 이상엽), 현빈, 박신혜 주연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극본 송재정 연출 안길호)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 = tvN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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