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디에 둬도 제 역할을 한다."
올 시즌 넥센 라인업은 변동폭이 크다. 시즌 초반 부상자가 속출했다. 서건창처럼 장기부상자도 있고, 이정후처럼 두 차례나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돌아온 케이스도 있다. 마이클 초이스처럼 작년보다 지지부진한 선수도 있다.
장정석 감독은 이런 변수를 극복하기 위해 라인업을 많이 흔들었다. 그리고 플랜B를 꺼냈다. 대다수 주전이 돌아온 지금까지도 살아남은 자는 김규민과 김혜성. 이제 플랜B라고 불러선 안 되는 타자들이다.
특히 장 감독이 올 시즌 야수들의 컨디션과 타격 페이스를 감안, 라인업을 수정할 때 가장 고민이 적은 타자가 김규민이다. 장 감독은 2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어디에다(타순) 둬도 제 역할을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다양한 타순에 들어섰다. 이정후, 서건창 공백을 메우기 위해 톱타자로 가장 많이 들어섰다. 81타수 30안타 타율 0.370에 14타점. 사사구도 11개를 얻어냈다. 7번에서도 42타수 16안타 타율 0.381 2홈런 10타점으로 좋았다. 부상자들이 돌아온 뒤 주로 맡은 타순.
1번과 7번에서 고루 잘하다 보니 어느 타순에서도 잘 치는 타자라는 인식이 생겼다. 2번, 5번, 6번에서 각각 0.216, 0.261, 0.250으로 상대적으로 애버리지가 살짝 떨어졌다. 그러나 팀 득점생산을 위한 좋은 역할을 많이 했다는 게 장정석 감독 평가다.
스스로 "공을 보고 공을 치는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타석에서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간략한 노림수를 갖고 단순하게 임한다는 뜻. 큰 것 한 방보다는 간결한 스윙으로 단타를 노린다. 발도 빠르다. 노림수에 걸리면 장타도 곧잘 만들어낸다. 득점권타율도 0.406으로 높다. 대타로도 0.333으로 좋다. 이래저래 쓰임새가 높다.
특히 0.376을 때린 5월에 비해 6월 0.195로 뚝 떨어졌다가 7월 0.311로 살아났다. 보통 1군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은 첫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해 2군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김규민은 살아남았다. 이 부분은 높게 평가 받아야 한다.
최근 이택근의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김규민이 다시 2번에 배치됐다. 다만, 8월 스타트가 썩 좋지 않다. 2일 인천 SK전 4회말 나주환의 타구에 몸을 날리는 과정에서 오른 손목이 꺾여 교체됐다. 결국 4일 수원 kt전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대타로 등장, 한 타석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조율했다.
넥센은 4일 kt전 승리로 5위를 탈환했다. 6위 삼성에 단 0.5경기 리드. 살얼음 승부는 계속된다. 타선에 비해 마운드에 약점이 있다. 최근 불펜이 안정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일부 선발투수들의 페이스가 썩 좋지 않다.
결국 타자들이 최대한 많은 점수를 뽑아내서 마운드 약점을 메워야 한다. 불안정성이 크지만 현실적으로 타선에 기대는 부분이 크다. 어느 타순에 둬도 제 몫을 하는 김규민은 넥센 타선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다.
[김규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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