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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성공적으로 첫 발을 뗀 ‘러블리 호러블리’가 작품의 힘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13일 밤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극본 박민주 연출 강민경)가 첫방송 됐다.
‘러블리 호러블리’ 1회에서는 오을순(송지효)과 유필립(박시후)이 어린 시절에 이어 성인이 돼 재회한 모습이 그려졌다. 어린 유필립의 어머니 김옥희(장영남)는 오을순의 사주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자신의 아들을 살릴 수 있는 사주였던 것. 두 아이는 “하나가 흥하면 하나가 망하고, 하나가 성하면 하나가 병들어 가는, 뺐지 않으면 뺏기는 사주”였다. 이에 김옥희는 오을순의 사주를 뺏는 굿을 했고, 덕분에 유필립의 운명이 바뀌었다.
유필립은 승승장구 했지만 오을순은 반대였다. 배우로 유필립이 상을 휩쓸 때도 오을순은 드라마 공모전에서 줄줄이 낙방했다. 심지어 기은영(최여진)에게 자신의 대본을 뺏기기까지 했다. 공동 작가로 이름을 올려준다고 했지만 뒤통수를 맞은 것. 이 사실을 알게 된 오을순은 기은영을 찾아갔지만 잠적한 후였다.
그런 가운데 오을순과 유필립이 재회했다. 괴한이 여자를 위협해 끌고 가는 걸 보고 이들을 따라간 오을순. 이곳에는 유필립의 차가 세워져 있었다. 얼떨결에 유필립이 이 일에 끼어들게 됐고 괴한이 유필립을 칼로 찌르던 찰나 오을순이 이 칼을 잡아 목숨을 구했다. 그 와중에 유필립의 팔찌가 떨어졌다. 이 팔찌는 어린 시절 오을순의 것. 팔찌는 제 주인에게 돌아갔다.
이후 오을순은 어머니의 무덤을 찾아갔다. 이곳에서 자신이 쓴 대본을 묻으려고 한 오을순. 그 때 고민을 거듭했던 2회 엔딩이 생각났다. 이에 급히 마저 쓰려고 했지만 노트북의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 순간 이상한 힘이 작용했다. 갑자기 노트북 전원이 켜진 것. 오을순이 대본을 쓰기 시작하자 그의 대본대로 사건이 벌어졌다. 차에 타고 있던 유필립. 대본 대로 산사태가 일어나 유필립이 차에 탄 채로 갇히고 말았다.
이날 ‘러블리 호러블리’는 빠른 전개로 눈길을 끌었다. 드라마 초반 오을순과 유필립이 왜 한 명이 행복하면 한 명이 불행한 ‘운명 공유체’인지 알려준데 이어 두 사람의 운명이 어떻게 바뀌어갔는지 보여줬고, 방송 말미 이들의 ‘운명 공유’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목걸이가 성인이 된 유필립에서 오을순에게 되돌아간 모습을 보여주며 두 사람의 운명에 변화가 생길 것을 예고했다.
배우들의 호연은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높였다. 미모를 내려놓은 채 음침한 모습까지 찰떡같이 표현해 낸 송지효가 극을 하드캐리했고, 박시후는 개그 코드가 녹아 든 유필립 역을 맡아 자칫 공포 분위기로 가득할 수 있는 극에 윤활유 역할을 했다. 초반 강력한 존재감을 발산한 김옥희 역의 장영남은 그야 말로 1회의 신스틸러. 짧은 등장에도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킬 만한 호연을 펼쳤다.
지난해 KBS TV드라마 미니시리즈 경력 작가 대상 극본 공모 당선작인 ‘러블리 호러블리’. 아직 호러맨틱(호러+로맨틱)에서 로맨틱이 빠진 상태지만 호러에 유머를 가미시킨 전개도 ‘러블리 호러블리’ 만의 독특한 색과 재미를 자아냈다. 호러와 개그의 아슬아슬한 경계가 잘 녹아들어 앞으로 ‘러블리 호러블리’가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가 꽉 잡고 있는 월화극의 지각 변동을 불러올 수 있을지 주목하게 했다.
하지만 방송 전 불거진 논란이 ‘러블리 호러블리’에 대한 거부감을 들게 하는 것도 사실. 앞서 연출을 맡은 강민경 PD가 현장에서 배우의 연기를 지적하며 “왜 세월호 유가족 표정을 짓고 있냐?”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강 PD가 사과했지만 여론은 부정적. 이에 이례적으로 제작발표회에 PD가 불참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자중하며 드라마에 전념하겠다는 것. 그럼에도 부정적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러블리 호러블리’의 큰 진입 장벽으로 작용 중이다.
작품만 놓고 봤을 때는 선방하며 첫 출발을 알린 ‘러블리 호러블리’. 과연 등 돌린 시청자의 마음까지 돌릴 수 있을지, 논란을 작품성으로 극복하며 향후 월화극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KBS 2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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