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고양 안경남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도 장현수(FC도쿄)를 중용했다. 전반에는 ‘중앙 수비수’로 뛰었고, 후반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했다. 사실상 벤투호 전술의 중심에 선 장현수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KEB하나은행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이재성과 남태희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데뷔전에서 기분 좋게 승리한 벤투호는 오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장현수에게 지난 러시아 월드컵은 ‘악몽’이었다. 잇따른 수비 실수로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거듭된 ‘실수 이미지’는 독일전 승리에도 쉽게 씻기지 않았다.
벤투호 1기 명단에 장현수의 이름이 포함됐을 때도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대부분이 ‘또 장현수냐’며 감독이 바뀌어도 계속되는 장현수 발탁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많은 감독들이 장현수를 선택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벤투 감독은 장현수의 ‘멀티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장현수는 감독 입장에선 매력적인 카드다. 교체 카드가 3장인 축구에서 선수 교체 없이 전술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타리카전에서도 장현수는 두 가지 포지션을 소화했다. 전반전에는 김영권과 함께 ‘중앙 수비수’로 뛰었고, 후반전에는 기성용이 교체로 나가자 그 위치로 전진 배치됐다.
벤투 감독은 “기성용과 전반이 끝나고 교체해야겠단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장현수가 미드필더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에 전진배치하고 그 자리에 김민재를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장현수도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벤투 감독이) 나를 미드필더와 수비수로 쓸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둘 다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가 익숙하지만, 미드필더가 부담은 덜하다. 물론 둘 다 아직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장현수는 울리 슈틸리케와 신태용 전임 감독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를 두고 일부 팬들은 ‘인맥 축구’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축구 ‘인맥’ 없는 벤투 감독도 장현수를 첫 경기부터 중용했다.
장현수는 “솔직히 감독님들이 왜 나를 부르시는지 잘 모르겠다. 경기 이틀전까지만 해도 미드필더에서 훈련했다. 센터백으로 뛰는 건 전술 훈련을 하면서 알았다. 어디서 뛰든 적응해야 했다”고 말했다.
월드컵에서의 비난은 장현수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 하지만 그는 이 마저도 이겨내려 애쓰고 있다. 장현수는 “편하게 마음 먹으려고 한다. 그리고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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