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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SBS 새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이 첫 회부터 휘몰아쳤다.
22일 첫 방송된 '황후의 품격'에서는 나왕식(태항호/최진혁)의 어머니 백도희(황영희)를 살해한 대한제국의 황제 이혁(신성록), 민유라(이엘리야)의 모습이 그려졌다.
어머니인 태후 강씨(신은경)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이혁은 그의 보호 하에서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태후가 자신을 남몰래 감시하고, 주변인들을 처리하고 있는 진상을 알게 된 이혁은 칼날을 갈기 시작, 민유라와 격정적인 사랑을 나눈다. 이러한 황실은 대중에게 그저 젠틀하고 완벽한 황실로 그려지는데, 그 중 뮤지컬배우 오써니(장나라)가 으뜸가는 황제 지지자였다.
과거 황태제 행사에서 우연히 만난 이혁에게 첫 눈에 반한 오써니는 여느 국민처럼 절대적인 황실 옹호자이나 실상은 황실의 입맛대로 극중 대한제국이 좌지우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며 연인이 된 민유라와 나왕식(태항호/최진혁)의 관계에도 금이 갈 것을 예고했다. 넘치는 야망으로 이혁의 여자가 되기로 결심한 민유라는 나왕식과 이별을 결심했고 그 과정에서 이혁과 의도치 않게 백도희를 살해해 폭풍전야를 암시했다.
'황후의 품격'은 어느 날 갑자기 신데렐라가 돼 황제에게 시집온 명랑 발랄 뮤지컬 배우가 궁의 절대 권력과 맞서 싸우다가 대왕대비 살인사건을 계기로 황실을 무너뜨리고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찾는 이야기. 드라마는 본격적으로 베일을 벗기도 전부터 다양한 시청층을 확보했다. 2018년의 입헌군주제, 대한제국이라는 독특한 배경 설정이 팬들의 호기심과 2차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무궁무진하기 때문.
그만큼 유달리 시대극 배경의 작품을 선호하는 대중이 많은 가운데, '황후의 품격'은 단순한 황실 로맨스를 넘어서 스릴러 장르를 가미해 영역을 더욱 확장시켰다. 황실 속 암투, 음모, 욕망, 코믹, 로맨스 등이 모두 혼재된 이른바 '황실로맨스릴러'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황실, 황제, 황후, 태후, 태황태후, 공주 등의 호칭은 매력적이었고, 배경에 알맞은 화려한 소품 역시 흥미로운 시청을 유도하는 또 다른 포인트였다.
다만 '황후의 품격'이 넘어야 할 산은 명확했다. '왔다 장보리', '아내의 유혹', '언니는 살아있다'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스타 작가 반열에 올라선 김 작가이지만 자극적인 설정 및 종잡을 수 없는 스토리 전개로 '막장'이라는 비판을 줄곧 받아왔던 터다. 주동민 PD 또한 전작인 '리턴'에서 선정적인 묘사 등으로 지적을 받은 바 있어 두 사람의 의기투합에 우려의 시선은 피할 수 없었다.
앞서 주PD를 비롯한 주연 배우들은 '막장' 대신 '예술'을 선보이겠다고 단언했지만 첫 회를 신선한 예술로 받아들이는 시청자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PD와 김순옥 작가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재입증하기라도 하듯, 첫 회부터 폭력과 살인, 에로틱한 장면을 쏟아냈다. 가족들이 모여 드라마를 시청할 가능성이 높은 밤 10시 시간대임에도 불구, 신성록과 이엘리야의 관능적인 모습이 여과 없이 여러 차례 노출됐고 테러, 폭력 등의 장면들이 줄을 지었다. 급기야 방송 말미에는 살인까지 벌어졌다. 이 모든 게 한 회만에 이뤄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주PD의 '리턴' 속 막장 요소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리턴'은 방영 당시 각종 선정적인 장면과 자극적인 소재로 수차례 논란이 됐다. 지나친 폭력성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법정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리턴' 때와 다를 바 없는 직설적인 주PD의 연출에 많은 시청자들은 실망감을 표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루한 작품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황후의 품격' 측 말대로 눈을 떼려야 뗄 수 없었다. 하지만 오롯이 작품성에 대한 흥미보다는 시각적인 자극에 의한 강렬함이 강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첫 회부터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된 '황후의 품격'이 절치부심 끝에 진짜 '예술'을 선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 = SBS 방송화면,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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