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최창환 기자] ‘도둑 피했더니 강도 만난 격’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였다. 마커스 쏜튼이 SK 합류 후 치른 2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기대에 못 미쳤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지만, 문경은 감독은 쏜튼의 KBL 적응을 돕기 위한 강구책을 마련했다. “KBL에서는 예쁜 농구로 성공할 수 없다”라며 진심 어린 조언을 전했다.
쏜튼은 1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에 교체멤버로 출전, 19득점을 기록했다. 강점으로 알려진 3점슛은 12개 가운데 4개 성공시켰다. 쏜튼이 개인 최다득점을 기록했지만, SK는 72-80으로 역전패해 2연승에 실패했다.
SK는 A매치 휴식기에 오데리언 바셋을 퇴출시켰다. 전술이해도가 떨어지는 데다 무리한 슛 셀렉션, 기복 등을 보여 결단을 내린 것.
“바셋은 쿼터마다 기복이 있는 게 아니라 매 초마다 있었을 정도”라고 운을 뗀 문경은 감독은 “‘내가 활용하지 못한 건가?’라는 자책도 했다. 어쨌든 퇴출이라는 경력이 남게 만들어 미안하다. 감독 생활하는 동안 퇴출시켜서 미안한 선수는 바셋이 2번째였다”라고 덧붙였다. 첫 번째 미안한 감정이 들었던 퇴출 외국선수는 2011-2012시즌의 제스퍼 존슨이었다.
SK는 바셋 개인의 경기력 외적인 면에서도 외국선수 구성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었다. 최준용과 안영준이 복귀를 앞두고 있는 만큼, 1번(포인트가드)보단 슈터 유형의 외국선수가 있는 게 더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물론 애런 헤인즈의 경기력 회복이 더딘 것도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공격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
쏜튼이 SK 합류 후 치른 2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평균 26분 43초 동안 11.5득점 3점슛 1.5개 2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3점슛 성공률(17.6%)과 야투 성공률(25.6%)이 턱없이 낮았다. 지난 6일 치른 인천 전자랜드전에서는 실책을 5개 범하기도 했다.
나름대로 이유도 있었다. “전자랜드전에서 같은 종아리를 2차례 맞았다. 당시 부위가 굉장히 부었었고, 여전히 통증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전까지 팀 훈련할 땐 덩크슛도 시원시원하게 했다”라는 게 문경은 감독의 설명이다. 다만, 자만심은 쏜튼이 버려야 할 요소 가운데 하나였다.
문경은 감독은 “조쉬 그레이(LG)나 마퀴스 티그(KCC)만큼의 경력은 아니지만, 쏜튼도 NBA에 지명됐던 선수다. G리그 기록(2017-2018시즌, 18.8득점 3점슛 3.4개 3점슛 성공률 38.8%)도 좋았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내 눈엔 ‘한국에서도 성공하겠지’라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게 보인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문경은 감독은 더불어 “마커스 포스터(DB)라고 들어봤냐고 물으니 모른다고 하더라. 그만큼 이름값은 차이가 있겠지만, KBL에서 경계대상 1호라고 알려줬다. 포스터는 테크닉에 지능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쏜튼에게도 ‘KBL에서는 예쁜 농구로 성공할 수 없다’라고 알려줬다”라고 덧붙였다. 화려한 농구 외에 터프함도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였다.
문경은 감독의 조언이 주효했던 걸까. 쏜튼은 KBL 데뷔 후 치른 3번째 경기서 경기력이 어느 정도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개인 최다득점 3점슛 성공을 기록한 것. 다만, 여전히 돌파를 마무리하는 부분은 매끄럽지 않았다. 쏜튼의 이날 야투율은 31.8%였(7/22)다.
SK도 웃지 못했다. SK는 2쿼터를 41-31로 앞선 채 마쳤지만, 3쿼터 들어 공격이 난조를 보여 역전패했다. 쏜튼이 개인 최다득점을 기록한 것에 위안 삼을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마커스 쏜튼. 사진 = 잠실학생체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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