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일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많이 듣는 이야기가 있어요. 배우, 감독 다 꼭 한 번씩 ‘생각보다 조용하시네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예능에서는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데 재미있더라고요. 평상시에는 주도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이런 차태현의 실제 성격과 어느 정도 닮아 있는 역할이 KBS 2TV ‘최고의 이혼’ 속 조석무. 처음 캐스팅 소식이 알려졌을 때 대중들이 알던 차태현의 모습과 사뭇 다른 캐릭터라 눈길을 끌기도 했지만, 차태현 스스로는 제작사가 자신에 대해 알고 캐스팅했나 싶었다고 말했다.
“조석무를 연기할 때 새로운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까칠한 부분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항상 무기력해 있어야 하고. 사실 제가 예능에서 밝은 모습들이 많이 보여져서 그렇지 평소에 많이 듣는 소리에요. 되게 무디다고 해야 하나. 맛집을 찾아간다거나 줄을 서서 먹어본 기억도 없고. 이 캐릭터를 받았을 때 제작사가 저와 많이 작업한 곳이라 ‘이 사람들이 날 알고 이런 역할을 줬나?’ 생각이 들 정도로 비슷한 부분이 있었어요. (웃음) 여태껏 연기했던 캐릭터들과 다른 부분이 있지만, 어떻게 보면 석무가 생각하는 것들이 평소에 제가 생각하는 것들과 비슷한 부분이 있었죠.”
차태현은 친근한 이미지 때문에 겪었던 웃픈 일화도 공개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친밀히 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난감한 일을 겪었던 것.
“엘리베이터에서도 안 웃는다고 욕을 먹었던 적이 있어요. 예능 쪽에 많이 나오는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기는 해요. 이제는 저도 모르게 인사를 하고 그러니까 그런 이야기까지는 안 듣기는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가 제일 황당하긴 했어요. 아무래도 ‘1박2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친근하게 다가가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세월이 가면서 무뎌지는 듯해요. 초반에는 저도 기분 나쁠 때가 있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어요.”
이미지를 고려하며 작품 선택을 하지 않는다는 차태현. 그는 “제가 이미지 변신을 하기에는…”이라며 웃어 보였다. 그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자신에게 들어온 작품 중 가장 잘 맞고 연기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라고. 캐릭터를 보기보다는 전체적인 시나리오를 본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드라마로 이미지 변신을 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어요. 해오지 않았던 역할 중 하나 정도랄까요. 이것저것 많은 역할을 해서 그런지 완전히 변하는 게 아니면 변신이라는 생각이 안 드는 것 같아요. 이번 같은 경우는 결혼을 한 다음에 처음으로 연기하는 결혼한 캐릭터예요. 결혼 생활을 이야기하는 캐릭터를 처음 받은 것도 있고, 제 현 상황과 비슷한 공감을 할 수 있는 드라마이기도 했어요. 어찌 됐든 결혼 이야기를 하는 거니까.”
차태현에게 ‘현 상황과 비슷하다’는 말에 대해 물으니 이혼이 아닌 “결국 들여다보면 로맨스, 사랑 이야기”라는 점에서 공감한다고 설명했다. 드라마에서 다루는 가족, 결혼에 대한 이야기들이 그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던 것. 하지만 조석무라는 캐릭터 자체에 100% 공감한 건 아니었다고.
“연기를 하면서도 솔직히 공감이 안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어요. 감독님이나 스태프들은 석무가 이해가 간다고 하기도 하고, 여자들은 휘루가 이해간다고 하기도 하고. 그런 이야기를 하곤 했죠.”
이 작품은 차태현과 배두나의 조합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게 사실. 차태현은 “그 정도는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자신은 ‘핫’한 배우가 아닌데, KBS를 살리느니 마느니 하는 식의 이야기들이 있었다는 것. 그렇다고 쏟아지는 기대 때문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전 모가 아니면 도라고 생각했어요. (원작이 방송된 일본과 한국은) 굉장히 정서가 다르잖아요. 시청률로 따지면 도가 나와서 약간 슬프기는 하지만요. 그런 생각을 해다는 건 미리 각오를 했다는 것이기도 해요. 배두나, 차태현이 문제가 아니라 드라마 설정이 그렇다는 걸 우리는 이미 아니까.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도 (광고가 많이 붙어) KBS에서는 크게 안 된 작품은 아니라니까 다행인데… 그렇게 따지면 ‘1박2일’과 ‘거기가 어딘데’가 너무 미안하죠. 작년에 했던 ‘용띠클럽’도 파업으로 두달인가 석달인가 안 나오더라고요. 그런 게 잘 안 돼서 미안한 게 없지 않아 있어요.”
차태현은 연기뿐 아니라 예능에도 고정출연하며 ‘열일’하는 중. 배우 차태현에게는 예능이 일종의 휴식이나 다름없었다. 연기를 하며 예능은 두 개 이상은 출연하지 말자고 생각했다지만 어쩌다 보니 ‘1박2일’과 ‘라디오스타’를 함께 하게 됐다고.
“다른 배우들은 재충전도 하고, 여행도 가고 그럴 수 있지만 제가 여행을 좋아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재충전을 필요로 하는 배우도 아니어서 그런 부분이 예능이나 다른 분야 출연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DJ를 할 때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어요. 음반도 마찬가지고요. 두 번째 꿈이 가수이기는 했지만 실제로 제가 진짜 앨범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올 거라는 생각은 안 했는데 기회가 됐어요. 예능을 하면 분위기 전환이 되기도 하고요. 만약에 그런 게 없었으면 제 성격상 드라마를 하든 영화를 하든 계속 했을 것 같아요.”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