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서울시의 랜드마크인 마포
마포 새우젓 축제는 단순히 새우젓을 비롯한 젓갈류 홍보를 위한 잔치가 아니다. 활력이 넘치던 옛 마포나루의 모습을 재현하여 한강의 포구의 역사와 의미를 담아내는 문화의 밥상으로 서울의 대표축제로 자리 매김 되었다.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가 눈에 띄게 성장한데는 많은 분들의 진한 땀방울이 밑거름이 되었다. 여기에 ‘제11회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 2018’을 주관한 마포구청(유동균 구청장)과 마포문화원(최병길 원장)의 열정이 더해져 올 가을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가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고 본다. 마포나루는 조선시대 전국의 소금배와 젓갈배가 모여든 곳으로 10월이면 문전성시를 이뤘다. 6.25 전쟁으로 생긴 휴전선이 한강 하류를 막으면서 마포나루는 옛 영화를 잃어버렸지만 대신 마포는 경기도 고양군 땅이었던 상암동이 마포구로 편입되면서 서울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전국의 물산이 모였던 마포나루
1950년대까지만 해도 마포를 ‘삼개’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았다고 하는데 얼굴만 보고도 ‘삼개 새우젓 장수’인지 아닌지 단박에 알아차렸다고 한다. 서울특별시 시사 편찬위원회가 펴낸 책 ‘동명 연혁고’ 마포구 편에는 “조선시대 구전으로 전해오는 이야기 중에 목덜미가 까만 사람은 왕십리 미나리 장수라하였고 얼굴이 까맣게 탄 사람은 마포새우젓 장수라는 내용이 있다. 그 이유는 왕십리에서 아침에 도성으로 미나리를 팔러 오려면 아침 햇살을 등에 지고 와 목덜미가 햇빛에 탔기 때문이고, 마포 새우젓 장수는 아침에 햇살을 안고 도성으로 새우젓을 팔러 가 얼굴이 까맣게 탔기 때문이다” 라고 나와 있다. 새로운 10년을 맞은 이번 ‘제11회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 2018’에 ‘마포 새우젓 장수’의 삶이 곳곳에 배어났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필자 김종원은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와 깊은 인연이 있다. 2016년과 2017년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 총감독 경험이 있는 터라 ‘제11회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 2018’에 특별히 더 마음이 갔고, 올해 ‘제11회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를 더 유심히 관찰했다.
콘텐츠,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이번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마포에서 유통되던 새우젓’을 주 아이템으로 삼았다. 10월 19일(금)부터 10월 21일(일)까지 3일간 서울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 일원에서 열린 ‘제11회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 2018’은 사흘 내내 문전성시를 이뤘다. 10년 넘게 이어진 축제로 그 동안의 명성도 한 몫을 했고, 이번 축제를 맡은 축제총감독의 열정 또한 뜨거웠기에 많은 이들이 서울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 일원을 찾았다고 본다. 마포 새우젓 축제장에서 옛날 마포나루의 번영된 모습을 체험하고 강경, 광천, 신안, 소래, 강화 등 전국 유명 산지에서 가져온 품질 좋은 새우젓을 염가에 살 수 있어 부지런히 발품을 판 서울시민이 많았다.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 2018’의 핵심은 좋은 젓갈을 구입할 수 있는 점과 갖가지 체험 행사였다. “전통 문물들을 직접 만지고 사용해 볼 수 있는 101가지 전통 체험, 신명나는 남사당 공연, 붓글씨 체험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는 주최 측의 홍보대로 개장식, 기념식, 문화·체험·판매행사 등 축제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것을 구비했다.
또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마포팔경을 모티브로 한 멀티미디어 영상도 나름 의미가 있었다. 멀티미디어 영상에 마포의 어제와 오늘, 미래의 비젼을 담아 볼거리는 제공했지만 손에 잡히는 그 무엇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관람객 참여 마당놀이형식으로 황포돛배 입항 재현해 흥을 돋운 것은 높이 살만했다. 창작극, 콘서트, 마술, 남사당놀이 등의 프로그램은 구색을 맞추기에 충분했는데 다만 아쉬운 것은 체험프로그램이었다.
101가지 전통체험이 가능하다는 체험프로그램 안내와는 달리 준비가 미흡해 원성을 사는 일도 간혹 눈에 띄었다. 전통연희 기접놀이, 줄타기, 탈공연 등 우리 전통문화를 재현해보겠다는 취지는 높이 살만했지만 너무 가짓수가 많다 보니 실행을 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지 않나 싶다. 많은 것을 벌려 놓기 보다는 집중과 선택을 잘 해서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주는 것이 관건이 아닐까 싶다.
플러스알파가 더해지면
11회라는 연륜에 걸맞게 야간까지 이어진 축제는 관람객에게 큰 신명을 불어넣었다. 구민 가요제에 축하 초대가수로 참석한 홍진영과 박현빈은 새우젓 축제의 흥을 한껏 돋워 축제 기간을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전국유명산지의 새우젓과 지역특산물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교류터가 마련되어 도시와 농어촌의 상생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 만큼 기반을 다져놓았으니 여기에 옛 마포의 문화를 더하면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는 먹거리를 뛰어 넘어 확실한 문화관광 축제로 자리매김되어 마포구는 물론이고 서울의 문화자산이 될 것으로 본다.
얼마 전 지역축제를 위한 의미 있는 행사가 있었다. 지역 축제를 활성화하고 주관하는 지방자치단체를 독려하기 위해 매일경제는 세계축제협회(IFEA) 한국지부, 고려대 빅데이터융합사업단, KT, BC카드와 함께 성장잠재력이 높은 축제 15곳을 선정해 상을 주었다. 이 상의 공식명칭은 <2018 대한민국 빅데이터 축제 대상>, 올해 처음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시도된 대한민국 빅데이터 축제 대상 평가에서 종합대상은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차지했다. IFEA 한국지부가 선정한 최우수상에는 김제지평선축제(기업상생), 함평나비대축제(명품브랜드), 영동난계국악축제(굿마케팅), 태안세계튤립축제(혁신콘텐츠), 부여서동연꽃축제(문화재활용)가 이름을 올렸다. <마포나루새우젓축제>는 빅데이터 분야에서 골고루 좋은 성적을 냈으나 아깝게 선정되지 못했다.
빅데이터를 축제 평가의 기본 골격으로 삼고, 각 축제가 가진 콘텐츠와 마케팅적 강점, 조직 전문성, IFEA 평가 지표 등을 고려해 종합분석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향후 지역 축제의 평가는 기존의 주먹구구 식의 평가가 아니라 이렇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냉정한 평가를 내릴 것이다. 빅데이터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데는 입소문과 화제성이 관건! 이런 추세로 볼 때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반드시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만 할 것이다. 다른 지역 축제에서도 만날 수 있는 뻔한 콘텐츠가 아니라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에서라야 만날 수 있는 향수 어린 문화 콘텐츠 접목이 절실하다. 가장 마포다운 축제라야 문화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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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김종원 축제칼럼니스트는 지역축제의 귀재로 평가받는다. 지역 축제를 성공시켜 문화관광 활성화와 지역 경제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연출상) 외 많은 상(賞)을 수상했다. 또한 지역 축제 총감독 으로‘마포나루새우젓축제’양구배꼽축제’도심심속바다축제‘지리산산청곶감축제’전남보성다향대축제 등 10여개 지역 축제의지휘봉을 잡았다.축제 역임 현재
- 수상경력;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연출상 수상) 외 다수
- 한국 축제 자문위원
- (現)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위원장
- (現)제이스토리미디어 대표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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