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강신일, 정보석, 박정복, 김도빈이 연극 '레드'로 돌아왔다.
10일 오후 서울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진행된 연극 '레드' 프레스콜에서는 강신일, 정보석, 박정복, 김도빈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연극 '레드'는 추상표현주의 시대의 절정을 보여준 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와 가상인물인 조수 켄(Ken)의 대화로 구성된 2인극으로 씨그램 빌딩 벽화에 얽힌 마크 로스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한 작품이다.
그간 마크 로스코 역을 줄곧 맡아온 강신일은 "8년 전 처음 이 작품 제안 받았을 때는 정말 영광스럽게, 기쁘게 생각하고 덥석 받았었는데 책을 읽는 과정에서 이 로스코라는 인물은 내가 담을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걸 깨달을 때부터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로스코가 가졌던 예술 체계, 철학, 사상 등의 깊이를 이해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밝힌 강신일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초연 때 미처 다 하지 못했던, 파악하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하나씩 찾아가기 시작하면서 사실 굉장히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또 "매 시즌마다 다른 느낌, 다른 감정이 있어서 굉장히 새롭고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3년 만에 돌아온 정보석은 "이번 시즌이 다섯번째다. 처음 형 공연할 때부터 보고 작품에 홀딱 반해서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하고 있었다"며 "막상 하게 됐을 때 힘들었다. 관객으로서는 재밌었는데 내가 마크 로스코를 담기에는 초라했다. 하고나서 연극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그동안 작품을 못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번에 작품을 하고나서도 '다시 해야지'라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막상 하겠다고 전화할 때는 망설여졌다. 그만큼 어려운 작품이고 어려운 인물"이라며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그 때보다는 로스코가 뭘 고민했고 무엇을 그림 속에 담아내고자 했는지 이제는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래서 그만큼이라도 좀 느낌을 갖게 돼서 무대에서 그래도 조금은 숨통이 트여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세번째로 시즌에 합류한 박정복은 "세번의 시즌을 함께 하게 됐던 적이 없었다. 항상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무대가 행복하다"며 "처음에 '레드'를 보고 '저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작품 제의를 받고 너무 영광스러웠다. 재밌게 작업했다. 세번 하면서 단 한 번도 이 작업이 흥미 잃거나 재미 없었던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처음 합류하게 된 김도빈은 "서울예술단에서 8년 정도 생활했는데 몇 년 전 '레드'라는 포스터가 걸려 있을 때 공연을 보진 못했지만 딱 봐도 되게 매력 있을 것 같았다"며 "하지만 '나는 시켜주지 않겠지. 언젠가는 해보고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랬는데 전화가 와서 공연을 하자는 거다. '신시에서 나한테 왜 전화를 했지? 대극장 뮤지컬을 시키려고 하나?' 했다. 근데 '레드'를 얘기하더라. 너무 감사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본 읽고 완전히 매료됐다. 그런데 선생님들 말씀대로 연습을 해나갈 수록 점점 어렵더라. 대본이 좋다고 배우가 연기하기 좋은 건 아닌 것 같다"며 "하지만 지금 공연 하루하루 해나가면서 정말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조금 더 행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들이 생각하는 레드는 무엇일까. 김도빈은 "저에게 '레드'는 열정"이라고 답했고, 정보석은 "창조와 성숙이다. 창조와 성숙이 동반된 열정"이라고 말했다.
강신일은 "연기라고 답하고 싶다. 마크 로스코가 레드에 집착하고 거기서 이미지를 창출하려고 했던 로스코의 모습이 있다"며 "저에게는 그 레드가 연기다. 연기를 통해서 내 안에 숨겨져 있는 본성들, 잠재의식,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나도 알지 못하고 내 주변 사람들도 알지 못하는 내 안에 감춰져 있는 것들을 찾아가고 끄집어내는 그런 면에서 연기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박정복은 "저는 열정에 좀 더 가까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극 '레드'는 오는 2월 1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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