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정확하게 던지려고 한다."
키움 우완 김선기는 시애틀 산하 마이너리그 생활과 상무 복무를 거쳐 2018년부터 KBO리그에 자리 잡았다. 지난해 21경기서 1패1홀드 평균자책점 7.94였다. 제구에 기복이 심했다. 결국 포스트시즌에 중용되지 못했다.
그러나 장정석 감독은 올해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지휘하면서 김선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 공이 좋았다. 어떻게 저렇게 던질 수 있지?"라고 돌아봤다. 장 감독은 김선기를 김동준과 함께 스윙맨으로 준비시켰다. 기존 토종 선발투수들에게 전반기 1~2차례 휴식기를 주기로 했다. 그 공백을 김선기에게 메우게 하려고 했다.
그러나 김선기는 스프링캠프 막판 어깨 통증으로 이탈했다. 8일 고척 SK전을 앞두고 "나도 모르게 투구폼이 바뀐 것 같았다. 스프링캠프 때보다 스피드는 덜 나오지만, 제구는 좋아졌다"라고 평가했다.
안우진의 장기공백으로 전반기 막판 선발등판 기회를 잡았다. 3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1.00. 좀 더 표본이 쌓여야 한다. 타 구단들에 노출이 덜 된 부분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작년에 비해 180도 달라진 건 확실하다.
장정석 감독은 "폼을 다듬었다"라고 말했다. 김선기는 "폼을 수정했다기보다 정확히 던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던진다. 다리를 천천히 올리면서 타이밍을 맞춰 공을 뿌린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투수판을 밟고 중심이동을 천천히, 확실히 하면서 정확하게 공을 던지는데 주력한다. 물론 "컨디션 따라 다른데 던지고 나면 공이 가는 게 안 보인다"라고 웃었다.
투구자세와 중심이동에 신경을 쓰면서 제구력이 개선됐다. 18이닝을 소화하며 볼넷과 사구는 각각 1개만 허용했다. 스프링캠프에 비해 패스트볼 평균 스피드는 줄었다. 그래도 140km 초~중반을 유지한다.
포심과 슬라이더 위주의 투구에 커브를 장착했다. 김선기는 "캐치볼부터 커브 그립을 잡고 연습했다. 각도, 스핀에 신경을 썼다. 반복 연습을 하니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슬라이더는 스피드 차이를 두면서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는다. 완급조절을 한다.
김선기는 "두 가지 슬라이더를 던지는 건 아니다. 슬라이더를 세게 던지니 직구와 비슷한 효과를 보면서 타자들이 헷갈리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장 감독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폼에 차이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안우진은 포스트시즌을 겨냥, 이달 말 불펜투수로 돌아온다. 김선기는 잔여 정규시즌을 선발투수로 완주한다. 장 감독의 신뢰가 상당하다는 대목. 한술 더 떠 "이렇게만 던지면 포스트시즌 선발도 고민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선기도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주어진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 1구, 1구 정확하게 던져야 한다. 앞으로 5~6경기 정도 선발로 던질 것 같다.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하면 포스트시즌에도 선발로 기회가 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선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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