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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5차전을 앞두고 전날 오승환의 마무리 복귀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오승환은 전날 4-3으로 앞선 9회말 마무리투수로 나서 1이닝 1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첫 세이브와 함께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를 완성했다. 첫 타자 정수빈을 3구 삼진, 최주환을 초구에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늘렸고, 페르난데스-김재호의 연속 볼넷으로 맞이한 위기서 이유찬을 3루수 뜬공으로 잡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허 감독은 “이전 3경기보다 훨씬 좋았다. 투구 이후의 움직임, 연결 등도 좋아졌다. 차츰 본인의 색깔이 나올 것 같다”고 평가하며 “기술적인 부분은 아직 내 기준에 못 미치지만 본인이 인지하고 있다. 훈련 모습이 실전의 급박한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게 나와야 본인의 것이 될 수 있다. 바로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고 바라봤다.
사실 전날 경기 전 인터뷰까지만 해도 허 감독은 “오승환의 마무리 복귀를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리드 상황이 만들어질 경우 셋업맨 오승환-마무리 우규민의 그림이 예상됐다. 그러나 8회 우규민이 먼저 나와 홀드를 챙겼고, 오승환이 9회 경기를 끝냈다.
이는 허 감독의 오승환을 향한 배려였다. 허 감독은 “사전인터뷰가 끝나고 마무리 등판이 가능하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그러나 솔직히 그 전부터 언질은 있었다. 마무리로 나설 시기, 타이밍을 보고 있었다. 또한 경기 전부터 마무리 등판을 이슈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선수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시켜주고 싶었다”고 속내를 전했다.
오승환의 허 감독의 배려와 믿음에 완벽 부응했다. ‘돌부처’라는 별명에 맞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냉철한 승부사 기질을 뽐냈다. 허 감독은 “구위를 떠나 오승환이 올라가면 더그아웃과 동료들의 신뢰가 형성된다. 그건 감히 누구도 따라가지 못한다. 기술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며 “침착하게 표정 관리를 참 잘한다. 대단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제 오승환의 마무리 복귀로 기존 마무리였던 우규민은 셋업맨을 맡게 됐다. 허 감독은 “오승환이 어제부터 마무리로 나섰기 때문에 오늘도 상황이 되면 9회에 나간다. 우규민은 7, 8회 상황에 따라 마운드에 오를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오승환, 허삼영 감독.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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