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프로 입단 8년 만에 감격의 데뷔 첫 승을 거뒀다. 두산 우완투수 박종기(25)에게 2020년 6월 20일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밤이 될 것이다.
박종기는 2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와의 시즌 5차전에서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를 선보였다. 사사구가 1개도 없었다는 점이 그의 공격적인 피칭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시원시원한 투구에 두산 팬들도 열광했다. 두산은 8-2로 LG를 완파하고 2위 LG를 1경기차로 따라 붙었다.
경기 후 박종기는 "아직도 얼떨떨하다. 팀에서 나에게 기회를 주셔서 1구, 1구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나의 승리 욕심보다 팀이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박종기는 이날 주무기인 커브를 비롯해 포크볼도 비중을 높이면서 LG 타선을 효과적으로 요리했다. "(박)세혁이 형이 믿고 던지라고 리드해줬다. 한화전에서 커브가 좋기는 했는데 너무 직구, 커브 위주로 던지기는 했다. 세혁이 형이 빠르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써보자고 해 포크볼의 비중을 높였다"는 게 박종기의 말.
4회말 2사 1,3루 위기에서는 오지환의 강습 타구를 1루수 호세 페르난데스가 호수비로 막으면서 박종기의 무실점 행진을 도왔다. 박종기는 "너무 기뻤다. 내 표정에 다 드러났다. 덕아웃에 들어가서도 고맙다고 했다. 좋은 타구였는데 잘 잡아줬다"라고 페르난데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날 박종기의 최고 구속은 146km. 150km 강속구를 뿌리기도 하는 그이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스피드 조절을 했다. 박종기는 "이닝을 길게 가져 가려면 체력 소모가 커서 힘 조절을 했다"고 이유를 말했다.
선발투수로서 임무를 마치고 덕아웃에 들어가니 유난히 반겨주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유희관이었다.
유희관은 박종기에게 "내가 첫 승을 할 때가 생각이 난다"라면서 "앞으로 탄탄대로 잘 될 것"이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박종기도 "(유)희관이 형이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끝으로 박종기는 "지금 1구, 1구 집중하는 게 나의 초심이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계속 안고 가고 싶다"라고 초심을 잃지 않을 것임을 다짐하기도 했다.
[데뷔 첫 승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한 박종기. 사진 = 잠실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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