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노련했다. 도저히 메이저리그 신인이라고 볼 수 없었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복귀전서 또 다시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밀워키 블루어스와의 원정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3볼넷 무실점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7이닝 투구였다.
김광현은 2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서 5이닝 3피안타 4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2승을 따냈다. 이후 7일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 등판이 신장경색으로 취소됐다. 13일만에 복귀했으나 김광현은 김광현이었다.
기본적으로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아직 김광현을 잘 모르는 걸 감안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김광현의 투구는 인상적이다. 이날 역시 빠른 템포의 시원스러운 피칭이 돋보였다. 특유의 좌우 보더라인에 걸치는 포심과 슬라이더의 조합이 돋보였다. 밀워키 타자들은 김광현의 투구 템포에 전혀 적응하지 못했다. 타임을 불러 한 템포 쉬어가는 여유도 없었다.
김광현의 여유, 노련미가 가장 돋보인 순간이 4회였다. 1사 후 제드 저코를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케스톤 히우라를에게 포심을 던져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으나 올랜도 아르시아에게 1B서 잇따라 볼 4개를 꽂아 볼넷을 내줬다. 2사 1,2루.
이날 최대위기서 김광현은 돌아갔다. 포수 야디어 몰리나를 부르는 듯한 손짓을 했다. 위기서 좀 더 확실하게 소통을 해서 루이스 유리아스를 상대하고 싶었다. 이때 세인트루이스 코칭스태프와 관계자까지 갑자기 마운드에 오르는 해프닝도 있었다. 아무래도 복귀 후 첫 경기이니 김광현의 건강에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
이때 김광현은 살짝 웃으며 자신의 의사를 피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은 다시 몰리나와의 대화에 집중했고, 유리아스를 1B서 몸쪽 포심으로 3루 땅볼을 유도하며 이닝을 정리했다. 5회에 다시 좋은 페이스를 되찾으면서 삼자범퇴. 6회 역시 좋은 투구를 하며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7회까지 올라와 깔끔하게 투구했다.
김광현은 지난 4~5경기서 주무기 슬라이더 위력이 가장 돋보였다. 슬라이더 구속이 80마일대 중반까지 나오면서 꽤 힘이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포심의 핀 포인트 제구가 더 돋보였다. 고비마다 포심으로 삼진 혹은 범타를 잡았다. 김광현의 포심은 커터처럼 살짝 꺾이는 느낌이 있다. 김광현을 처음 상대한 밀워키 타자들에게 까다로울 수 있다.
도저히 빅리그 신인이라고 볼 수 없다. KBO에서 13시즌 동안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의 여유를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도 뽐낸다. 베테랑 김광현이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에서 밀릴 이유가 없다는 걸 증명했다.
[김광현.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