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장충 이후광 기자] 2020-2021시즌도 KGC인삼공사의 에이스를 맡게 된 발렌티나 디우프. 이번 시즌은 같은 이탈리아 출신의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이 있어 한국 생활이 더욱 즐겁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GS칼텍스와의 원정경기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개막 4경기 만에 마침내 첫 승을 신고하며 시즌 1승 3패(승점 3)를 기록했다.
승리의 주역은 디우프였다. 이날 양 팀 최다인 40점(공격 성공률 47.94%)을 책임지며 인삼공사의 연패 탈출을 견인했다. 후위 공격 10개, 블로킹 2개, 서브 에이스 3개로 트리플크라운에 블로킹 1개가 부족했다.
경기 후 만난 디우프는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고, 아무래도 3경기를 지다보니 좋은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었다”며 “서로 힘을 합쳐서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KOVO컵 우승팀인 GS칼텍스를 상대로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승부처는 1세트와 3세트였다. 1세트 13-19까지 끌려가다 이를 뒤집어 25점에 먼저 도달했고, 3세트에는 21-16 리드에서 23-23 동점을 허용했지만, 연속 2득점으로 듀스 없이 세트를 따냈다. 두 세트 모두 디우프가 해결사로 나섰다.
디우프는 “좋은 분위기를 가져가기 위해 좋은 스타트가 필요했다”며 “3세트에서는 상대가 밀어붙였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했다. 이미 이겼다는 생각을 지우고 25점에 도달할 때까지 집중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디우프가 꼽은 3연패 탈출 요인은 리시브 안정. 인삼공사는 지난 3경기서 리시브가 흔들린 탓에 번번이 약속된 플레이에 실패했다. 세터 염혜선은 혼란에 빠졌고, 리베로 오지영과 레프트 최은지도 리시브 부담이 가중되며 전반적인 경기력이 흔들렸다. 이날은 달랐다. 선발로 나선 지민경을 필두로 안정적인 캐치에 성공하며 다양한 공격 패턴을 펼칠 수 있었다. 센터 박은진의 11득점이 이를 입증한다.
디우프는 “리시브가 정확했고, 이상한 실수를 하지 않았다. 서브가 흔들리거나 아무도 날아오는 공을 캐치 안하는 부분이 없었다”고 흐뭇해했다.
디우프는 지난 시즌 득점 1위(832점), 공격성공률 3위(41.31%)에 힘입어 인삼공사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고국인 이탈리아 복수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한국 생활 연장을 택했다.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인해 동료들과 오프시즌 많은 훈련을 함께하지 못했다. 디우프는 “4달 동안 같이 훈련을 못했다.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고, 다시 호흡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래도 오늘(1일) 그 결과가 나타나 매우 기쁘다”고 웃었다.
디우프는 지난 시즌, 올해 제천 KOVO컵 등을 통해 V리그 여자부의 상향 평준화를 실감했다. 그는 “V리그는 6팀의 실력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리그”라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떤 팀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라고 지난해보다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올 시즌에는 휴식 시간 함께 식사를 하며 고국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이자 선배가 생겼다. 남자부 대한항공 점보스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이다.
디우프와 산틸리 감독은 이전부터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산틸리 감독이 한국행을 고민할 때 디우프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저런 조언을 구했고, 최근에는 디우프와 루소(현대건설, 벨기에)를 초대해 이탈리아 음식을 대접하기도 했다.
산틸리 감독이 배구와 관련해 어떤 조언을 해주냐고 묻자 디우프는 “배구 이야기는 전혀 안 한다”고 웃으며 “만나면 여기가 이탈리아 같은 느낌이 든다. 산틸리 감독이 로마 출신인데 우리 남편(마르코)도 로마에서 왔다.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같이 음식을 해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전했다.
[발렌티나 디우프. 사진 = KOVO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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