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 친구, 잘하겠구나."
KT의 상승세가 무섭다. 브랜든 브라운 영입 후 반등하더니 2순위 신인 박지원과 백업 외국선수 클리프 알렉산더 영입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입단 후 기를 펴지 못했던 박준영도 조금씩 제 몫을 해낸다.
7연패 후 6연승. 핵심은 볼 핸들러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사실상 허훈 홀로 도맡았으나 이제 브라운과 박지원이라는 조력자가 있다. 브라운 영입 후 양홍석 김영환 박준영 김현민 등 포워드들이 좀 더 쉽고 다양하게 득점을 올린다. 자연스럽게 팀 공격력을 극대화한다.
브라운도 박지원 영입으로 좀 더 손쉽게 공격 작업을 펼친다. 그 정도로 박지원의 연착륙이 눈에 띈다. 박지원은 일찌감치 올해 신인들 중 가장 즉시전력감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고 해도 서동철 감독의 만족도는 기대이상이다.
KT는 그동안 김윤태가 허훈과 투 가드로 나설 때가 많았다. 그러나 김윤태는 최근 팀 훈련 도중 손등을 다쳐 4~5주 진단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박지원이 허훈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박지원은 5일 현대모비스와의 데뷔전서 18분7초간 8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6일 전자랜드전서는 26분35초간 7점 6어시스트 3리바운드 1스틸 1블록.
일단 공수활동량이 많았다. 유로스텝에 의한 날카로운 돌파와 시원한 속공전개, 센스 넘치는 어시스트가 돋보였다. 전자랜드 에이스 김낙현을 3점으로 묶는 수비력도 돋보였다. 김낙현의 공을 스틸하고 돌파를 블록하는 장면은 백미였다. 스크린에 걸려도 파이트스루로 잘 따라갔다.
서동철 감독은 "연습을 며칠 하면서 '패스센스, 타이밍, 시야가 좋네, 대담하네, 수비 할 때도 곧잘 따라다니네, 아, 이 친구 잘 하겠구나' 싶었다. 프로와 아마의 갭 차이가 있는 걸 감안해도 기대이상이다"라고 했다.
서 감독은 허훈과 박지원을 적극적으로 동시에 기용할 계획이다. 현대농구는 가드 중심의 2대2, 트랜지션, 스몰라인업이 대세다. 투 가드는 일반적이다. 하물며 두 사람은 스타일이 다르다. 그리고 연세대 3학년 선, 후배로 이미 1년간(허훈이 4학년일 때 박지원이 1학년) 함께 뛴 경력도 있다.
서 감독은 "지원이에게 허훈이 갖고 있지 않은 기능이 있다"라고 했다. 신장과 수비력이다. 허훈은 신장이 작고 수비력은 단점이다. 반면 박지원은 191cm. 가드로서 괜찮은 신장이다. 스위치디펜스를 해도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다. 수비력은 김낙현 봉쇄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서 감독은 "좀 더 다듬으면 3번 수비까지 가능할 것 같다"라고 했다. 팀 디펜스에 적응하는 과제만 남았다.
KT는 누가 뭐래도 허훈과 양홍석이 원투펀치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좋은 멤버구성을 갖춘 게 더 큰 장점이다. 박지원은 그 연결고리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가드다.
박지원의 결정적 단점은 외곽슛이다. 지난 두 경기서는 시도 자체를 거의 하지 않았다. 대학 시절에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프로는 단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무대다. 현대농구는 외곽슛이 약한 가드가 살아남기 쉽지 않다. 이 부분은 시간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자연스럽게 신인왕 후보 1순위라는 말이 나온다. 여동생 우리은행 박지현과 함께 한국 최초 '남매 신인왕' 탄생을 기대할만하다. 박지원은 "패스와 경기운영은 자신 있다. 트랜지션도 잘 할 수 있다. 수비와 궂은 일에서도 힘이 될 수 있다. 외곽슛은 경기흐름을 생각했다. 찬스가 몇 번 있었는데 일부로 던지지 않았다. 훈이 형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아직 시작일 뿐이고 신인왕을 의식하면 팀 플레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했다.
[박지원.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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