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좋은 작품을 만났어요. 좀 더 배우가 되어가는 느낌을 받은 것 같아요"
첫 장편 영화 주연, 데뷔 10년 만의 연기상 수상.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로 값진 결실을 맺은 배우 공승연(29)이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공승연은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감독 홍성은) 개봉을 앞둔 13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교육지원센터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단편 '굿 파더'(2018)로 주목받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홍성은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저마다 1인분의 외로움을 간직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5가구 중 2가구가 '1인 가구'인 1인 세대 가구 비율 40%에 육박한 2021년 현재, 다양한 세대의 1인 가구의 삶을 따뜻한 시선을 통해 내밀하고 세밀하게 묘사해 공감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공승연은 극 중 집에서도 밖에서도 늘 혼자가 편한 콜센터의 에이스 상담원 진아 역을 맡았다. 특히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 장편 영화 주연작인 '혼자 사는 사람들'로 배우상을 수상, 데뷔 10년 만에 첫 연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날 공승연은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나한테 들어온 게 맞나'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주연으로 끌고 간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많이 의아했는데 감독님께서 용기를 주시면서 저 아니면 안 된다고 하시는 거예요"라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고 저에게도 도전인 것 같아서 이 영화를 하게 됐어요"라고 '혼자 사는 사람들'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공승연은 "진아랑 저랑 교집합은 크게 없었어요"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그래서 저도 연기하기 힘들었고. 그래도 한 번쯤은 진아처럼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했을 부분이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내내 공승연은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때문에 무표정하고 감정 표출이 없는 진아를 이해하기 위해 그가 했을 고민들이 더욱 피부로 다가왔다. 공승연은 진아의 내면 뿐 아니라 외적인 모습을 구축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남들 시선에 크게 개의치 않는 캐릭터기 때문에 계절마다 입는 옷이 정해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제 옷을 많이 쓰기도 하고 현장에서 감독님이 입고 있는 옷을 벗겨서 입기도 하고 그랬어요."
영화 속 아쉬운 장면으로는 흡연 연기를 꼽았다. 공승연은 "이 영화 때문에 흡연을 배웠어요. 한 달 정도 연습을 했는데 안 피우던 사람이 시작하려니까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지금 찍으면 더 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극 중 진아는 팀장님이 오시면 바로 (담배를) 끄고 가요. 그런데 너무 장초인 상태에서 끄지 않았나 싶어요. 제가 조금 디테일하지 못했나 싶어요"라고 멋쩍은 듯 웃었다.
'혼자 사는 사람들'로 공승연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수상했다. 데뷔 10년 만의 첫 연기상이다. 이에 대해 공승연은 "정말 수상소감 멋지게 해야지 하면서 걸어갔는데 '안녕하세요' 하자마자 눈물이 터졌어요. 그 상이 주는 의미가 저에게는 되게 남달랐던 것 같아요. 그동안 10년 동안 배우로서, 연기로서 받았던 상은 처음이었어요"라며 "좋은 상을 주셔서 연기하는데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할 거예요"라고 다시 한번 기쁨을 전했다.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리고, 제 첫 장편인데도 불구하고 저한테 믿음을 주셨어요. 이걸로 인해서 좋은 일들이 많았음 좋겠다 싶었는데 개봉하기까지 시간이 걸렸어요. '내가 연기를 못해서 소식이 없구나' 했는데 개봉도 하고 상도 받아서 너무 뿌듯하고. 감독님 덕분에 제가 새로운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것 같아서 기뻐요."
못다 한 수상소감을 전한 공승연은 동생 트와이스 정연의 축하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동생이 시크한 편이어서 좋은 일, 기쁜 일도 그다지 서로 이야기하지는 않아요. (수상에도) '어, 축하해' 이 정도?"라며 "그래도 연기하는 건 항상 응원해줘요. 이번에 바빠서 제 영화를 못 봤는데 개봉하면 꼭 보러 가겠다고 연락이 왔었어요"라고 말했다.
10년 차 배우임에도 공승연은 이번 수상으로 처음으로 배우라는 인정을 받은 것 같다고. 공승연은 "이번 계기로 발전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아요. 온전히 혼자 힘으로 한 편의 장편 영화를 끝냈으니까"라며 "주변에서 '너 잘하고 있어, 너 자신감 가져도 돼'라고 하는 것 같아서 힘이 돼요"라고 뿌듯함을 표했다.
끝으로 공승연에게 어떤 사람에게 영화를 추천하고 싶은지 물었다. 그는 "딱히 특정 인물을 정하지는 못하겠어요. 관계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먼저 손을 내밀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영화를 보셨으면 좋겠어요. 기다리지 말고 손을 먼저 내미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라며 미소 지었다.
[사진 = 바로엔터테인먼트 제공]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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