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윤욱재 기자] 아마도 대다수 야구 팬들은 "살면서 처음 보는 끝내기 장면"이라고 입을 모을 것이다.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던 SSG와 LG의 경기가 그랬다.
SSG가 5-5 동점을 이룬 9회말 1사 만루 찬스. 이재원이 친 땅볼을 3루수 문보경이 잡은 뒤 3루를 밟아 2루주자 한유섬이 포스 아웃됐다. 3루주자 추신수는 3루수와 포수 사이에 걸친 상황. 문보경의 공을 받은 포수 유강남이 추신수를 쫓다가 느닷없이 3루 근처에 있던 한유섬을 쫓기 시작했다. 이미 아웃된 주자에게 다가가는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그러자 추신수는 잠시 멈칫하면서도 홈플레이트를 향해 쇄도했다. 그럼에도 유강남은 3루 커버를 들어간 손호영에게 송구를 했고 손호영 역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추신수는 그대로 득점해 SSG가 6-5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양팀은 22일에도 맞대결을 펼친다. 끝내기의 여파가 이어질지 궁금하다. 김원형 SSG 감독은 "나도 야구하면서 처음 일어난 상황이다. 만루 찬스를 만드는 과정, 동점을 만드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행운이 온 것 같다. 선수들이 9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유섬이와 (박)성한이가 볼을 잘 골랐다. 이런 것이 집중력이다"라고 말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이 장면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영상을 수백번 본 것 같다. 돌이켜봤을 때 '만약'을 붙이면 한도 끝도 없더라. 순간적인 착각에 의한 플레이였다. 심판이 타임을 선언하기 전까지는 끝까지 플레이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있다"라는 것이 류지현 감독의 말이다.
류지현 감독은 끝내기로 경기가 끝나자 심판진에게 항의를 하기도 했는데 "한유섬에게 재차 아웃 선언을 한 부분을 물었다. 유강남이 듣기에는 3아웃이 되는 상황으로 들렸을 것이다. 심판진에서는 '확인 차원에서 아웃 선언을 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하루가 지난 뒤 선수단 미팅에서는 어떤 말을 했을까. 류지현 감독은 선수들을 격려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선수단 미팅에서 '40번째 경기였다'라고 말했다. '지난 경기는 훌훌 털어버리고 41번째 경기를 잘 준비하자'고 했다. 나도 머리를 비우고 나왔다"고 전했다.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장면. 사진 = SSG 랜더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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