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윤욱재 기자] 한화에게 분명 '기회'는 있었다. 그런데 스스로 기회를 저버린 듯한 모습이었다.
한화가 SSG를 만난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마침 '한화 킬러' 박종훈이 선발 등판하는 날이라 한화로서는 신경이 곤두서지 않을 수 없었다.
한화는 여느 때처럼 박종훈의 호투에 막히고 있었다. 4회까지 무득점. 그런데 5회말 라이온 힐리와 장운호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노수광이 좌중간 안타를 쳤고 한화가 1점을 만회했다. 이어 정은원이 볼 2개를 고르자 박종훈이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에서 물러났고 한화는 최재훈의 몸에 맞는 볼이 밀어내기 득점으로 이어지며 2-3 1점차로 따라가는데 성공했다.
한화전 16연승을 달린 박종훈도 사라졌고 점수도 1점차로 따라 붙은 상황. 한화에게는 6~9회 공격이 남아 있었으니 역전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했다.
이제 SSG의 득점을 막을 차례. 그런데 한화는 6회초 라이언 카펜터를 또 마운드에 올렸다. 이날 카펜터는 '언터쳐블'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5회까지 100구를 던지면서 3점을 허용하며 겨우 버티고 있었다. 물론 카펜터의 한계 투구수는 100개로 한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카펜터는 6회초 최정에 중전 안타, 김강민에 좌전 안타, 김성현에 중전 안타를 맞으며 흔들렸고 어느덧 투구수도 113개에 달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화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지배적이었지만 카펜터를 향한 교체 움직임은 없었다. 결국 카펜터는 이재원에게 좌전 적시 2루타를 맞아 2점을 허용했고 김찬형을 삼진으로 잡기는 했지만 최지훈의 중전 안타성 타구가 2루 방면 내야 안타로 이어진 사이에 주자 2명이 또 득점하면서 순식간에 2-7로 리드가 급격히 벌어지고 말았다. 한화는 그제서야 투수교체를 단행했다.
카펜터가 굳이 123구를 던져야 할 경기였을까. 이전까지 카펜터의 한 경기 최다 투구수는 113개였다. 그래서 더 의문이 남는다. 한화가 1점차로 따라 붙으며 분위기를 가져왔고 '한화 킬러' 박종훈도 마운드에서 물러난데다 마침 SSG는 연이틀 연장 승부로 불펜 운용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었던 터라 한화의 '선택'은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그렇게 승부의 추는 SSG의 방향으로 넘어갔고 한화는 2-12로 대패하면서 우울하게 하루를 마감해야 했다.
[한화 카펜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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