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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2008년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신화를 재현하겠다고 19일 소집을 앞두고 마지막 전력 점검을 하고 있는 국가대표 김경문 감독과 기술위원회(위원장 김시진)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 6월16일 최종 엔트리 24명을 발표했는데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이스라엘 등 메달 경쟁국들의 국가대표 발표가 이어지면서 상대 전력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상대 매치업에서 한국의 국가대표 전력 구성에 약점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예상된 일인지도 모른다.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최종 엔트리 24명은 다소 의외의 투수진 구성이 이뤄졌다. 그 첫 번째가 왼손 투수 수이다. 김경문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투수는 10명을 선발했다. 이번에도 같다. 예선리그부터 전승 행진으로 최소 5경기, 패자부활전으로 기회가 주어지는 더블일리미네이션 방식에서 최악의 경우 최대 8경기까지 해서 금메달을 딴다는 전략을 펼칠 때 이번에도 10명이면 해볼 만하다.
그런데 선발된 10명의 투수들 가운데 왼손 투수가 LG 차우찬(34), KIA 이의리(19) 겨우 두명 밖에 없다는 사실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으로 돌아가면 당시 국가대표 투수진의 주축은 왼손 투수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명의 투수진 가운데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 김광현, 은퇴하고 KBSN 해설위원이 된 봉중근,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두산 베어스를 거쳐 2020년 은퇴한 권혁 등 4명의 좌완이 투수진에 포진했다.
도쿄올림픽은 참가 팀 수가 8팀에서 6개 팀으로 줄어들어 경기 수가 적어졌다. 베이징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냈는데 이번 도쿄는 최악의 경우에도 8경기가 최대 경기 수이다. 그래서 투수 10명이 부족하지는 않다.
문제는 왼손 투수가 2명 밖에 없다는 것에 두 투수 모두 스타일은 선발이라는 사실이다. LG 차우찬은 34세의 베테랑이고 KIA 이의리는 19세의 고졸 신인이다. 차우찬 이의리는 베이징에서 권혁이 맡았던 원포인트 릴리프 등으로 활용하기에는 경험상 어려움이 있다. 베이징에서 도입된 연장전 무사 1,2루 상황에서 시작하는 승부치기에도 왼손 투수들이 필요해진다.
설상가상으로 LG 차우찬은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겨우 1 1/3 이닝밖에 못 던지고 3피안타 3사사구(2볼넷) 5실점을 기록하고 조기 강판했다. LG 류지현 감독은 ‘구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다음 날인 6일 1군에서 말소시켰으며 현재 1군 복귀를 정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류지현 감독도 부상이 아닌 구위 저하가 2군 행의 이유라고 명확히 했다.
차우찬은 작년 7월24일 두산전에 등판했을 때 겨우 공 2개를 던지고 갑작스런 어깨 부상으로 마운드에서 내려가 긴 재활을 했다. 올시즌도 정상적으로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못 올리고 6월6일이 돼서야 1군에 복귀했다. 복귀 후 첫 3경기에서 호투했다고는 해도 올시즌 등판 내용은 겨우 5경기에서 22 1/3이닝 밖에 던지지 못하고 있다. 2승1패에 평균 자책점 5.24이다.
현 상황이라면 과연 누가 차우찬의 컨디션과 구위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도쿄올림픽은 페넌트레이스가 아니다. 부상 전력이 있는 차우찬에게 갑자기 이상이 오면 대표팀에 왼손 투수는 19세 이의리 한 명밖에 없게 된다.
차우찬은 선동열 감독이 이끈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올랐다가 국가대표 소집 5일 전 교체됐다. 당시 구단 트레이너, 전력 분석 자료 등을 토대로 부상 등의 사유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는 상태의 선수들이 빠졌다. 차우찬 정찬헌 최정 박건우가 최원태 장필중 황재균 이정후로 교체됐다. 2017년 신인왕 이정후는 2018년 아시안게임 대표로 교체 발탁돼 금메달을 따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도 투수진 교체가 있었다. 두산의 임태훈이 허리 부상으로 제외되고 KIA 윤석민이 그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경문 감독과 기술위원회가 차우찬을 어떻게 할지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 만약 2명 이상의 교체가 단행된다면 왼손 투수가 한 명 더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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