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KBL 외국선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최장수 외국선수’ 애런 헤인즈(40)가 현역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헤인즈는 23일(한국시각) 자신의 SNS에 “가족, 에이전트와 상의한 후 은퇴를 결정했다. 또 다른 농구인생에 대한 기대와 함께 17년 경력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그동안 함께 했던 모든 코칭스태프, 트레이너, 팬, 그리고 가장 중요한 팀 동료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며 은퇴를 선언했다.
헤인즈는 2008-2009시즌 중반 에반 브락의 대체외국선수로 서울 삼성에 합류, KBL 커리어를 시작했다. 공교롭게 헤인즈의 KBL 데뷔전은 NBA D리그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방성윤의 서울 SK 복귀전이었다. 당연히 스포트라이트는 방성윤이 독차지했고, 그때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던 헤인즈가 KBL 외국선수 역사를 새로 쓸 거라 예상한 이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헤인즈는 뛰어난 공격력과 높은 전술이해도를 바탕으로 KBL에서 롱런했다. 전주 KCC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2020-2021시즌에 이르기까지 무려 13시즌 연속으로 KBL에서 뛰었다. 조니 맥도웰이 보유하고 있던 ‘최장수 외국선수’ 타이틀을 새로 쓴 헤인즈는 외국선수 최초로 통산 1만 득점을 돌파하는가 하면, 우승반지도 3개 획득했다.
삼성-모비스-LG를 거쳤던 헤인즈가 최전성기를 구가한 팀은 바로 데뷔전 상대였던 SK였다. 헤인즈는 2012-2013시즌부터 3시즌 연속 SK에서 뛰었고, 이후 오리온을 거쳐 돌아온 2017-2018시즌부터 또 3시즌 연속으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헤인즈는 정규리그 통산 546경기를 뛰었으며, 이 가운데 SK에서 가장 많은 283경기를 소화했다.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비중이다.
김선형은 김민수와 더불어 헤인즈와 가장 많은 경기를 함께한 국내선수였다. 김민수는 244경기, 김선형은 242경기를 헤인즈와 함께 뛰었다. 김선형이 프로 데뷔 후 치른 정규리그 경기는 429경기. 김선형은 이 가운데 56.4%에 해당하는 경기를 헤인즈와 함께 치르며 성장했다.
김선형은 헤인즈에 대해 “내가 성장했던 시기를 함께 한 ‘소울메이트’다. 함께 영광을 누렸고,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 프로 데뷔 후 10시즌을 치르는 동안 6시즌을 함께 했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외국선수”라고 말했다.
김선형이 헤인즈와 치른 수많은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전은 2017-2018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이었던 2018년 3월 13일 KCC와의 홈경기였다. 당시 공동 2위에 올라있던 두 팀의 대결이었던 만큼, 이기는 팀은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체력 부담을 덜 수 있었다.
SK는 당시 헤인즈가 34득점을 퍼부은 가운데 김선형이 1점차로 앞선 경기종료 직전 결정적인 스틸까지 성공, 91-88 신승을 따냈다. 극적으로 2위를 차지한 SK는 4강에서도 KCC를 제압했고, 기세를 몰아 챔프전에서 원주 DB까지 꺾으며 V2를 달성했다.
하지만 SK의 4강 직행을 이끌었던 헤인즈는 정작 플레이오프에서 뛰지 못했다.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2쿼터 종료 직전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던 것. 헤인즈는 부상을 당한 이후에도 3~4쿼터를 치르는 투혼을 보여줬고,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SK는 시즌아웃된 헤인즈에게 우승반지를 선사했다.
김선형은 “절뚝거리면서도 막판까지 뛰며 집념, 승부욕을 보여줘서 감동 받았다. 그래서 헤인즈와 함께한 경기 중에는 그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헤인즈가 계속해서 추격하는 득점을 만들어줬던 덕분에 나도 그 스틸을 할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김선형은 이어 “헤인즈의 은퇴 소식을 접하니 시원섭섭하다. 그동안 가족들을 위해 고생 많이 했다. 선수생활하는 동안 가족과 즐기지 못했던 시간을 함께하며 제2의 인생을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 그동안 너무 고마웠다는 말도 전하고 싶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김선형-애런 헤인즈.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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