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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정진아 기자] 가수 윤도현이 뮤지컬 '광화문연가'로 뮤지컬 무대에 돌아왔다. 2016년 '헤드윅' 이후 뮤지컬 은퇴를 선언한 그가 5년 만에 복귀를 결정한 작품이라 더 의미가 깊다.
'광화문연가'는 '소녀',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붉은 노을', '옛사랑' 등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들로 구성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죽기 전 마지막 1분의 시간을 남겨둔 중년의 작곡가 명우가 시간 여행 가이드 월하의 도움으로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이야기가 담겼다.
뮤지컬 복귀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윤도현의 마음가짐은 남달랐다. 이번 작품을 위해 노래 연습도 많이 했다는 그는 18일 화상 라운드 인터뷰에서 "로커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뮤지컬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며 "정확한 딕션과 가사 전달을 위해 원래 부르던 스타일을 내려놓고 극에 어울리는 창법을 연습했다. 노래에 힘을 빼고 깨끗한 소리를 많이 내려 했다. 관객분들이 최대한 명우라는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고 얘기했다.
극 중 명우가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세상을 떠나기 전 부르는 '기억이란 사랑보다'는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윤도현 역시 이 곡을 가장 특별한 넘버로 꼽았다. 명우가 죽기 직전의 감정을 쏟아부어야 하는 곡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면서도 도전 과제 같은 곡이었다고.
그러면서 "공연 전 대기실에서 피아노를 치며 모든 넘버를 연습한다. 특히 이 곡을 공연에서 부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무대에 오른다. 이 노래는 부를 때마다 새롭더라"고 했다.
윤도현은 '광화문연가'가 자신의 인생과도 닮아있다고 말했다. 또 이 작품을 통해 창작하는 사람으로서 살아온 날을 뒤돌아보게 됐다며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음악을 만드는 데 매진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에게 소홀해질 수 있더라고요. 이기적이게 비춰질 수 있지만 저도 그런 걸 많이 경험해 봤어요. 또 명우가 창작을 위해 첫사랑의 기억을 상상해 만드는 것처럼 저도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는 편이에요. 그런 면들이 명우와 닮아있어서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죠."
한때는 뮤지컬이 본인에게 맞는 장르가 아니라서 힘들었다고 고백한 윤도현. "뮤지컬은 연기와 노래를 겸하는 종합예술이잖아요. 그래서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하다가 음악에 매진하기로 했죠. 그런데 지금은 저한테 맞는 작품이면 뮤지컬을 계속하려고 해요. 뮤지컬이 좋아서 시작한 건데 음악과 달리 뮤지컬로는 자리를 못 잡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어느 정도 마음을 내려놓은 것도 있고 저돌적인 면도 생겼죠. 제가 '광화문연가'를 통해 긍정적인 기운을 많이 얻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뮤지컬은 계속할 것 같아요."
소중한 사람들에게서 받는 응원은 진실된 감동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윤도현은 딸과 YB 멤버들을 공연에 초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들었다고 전했다.
"딸이 오는 날 긴장을 많이 했었죠. 딸이 솔직하게 얘기하는 편인데 연기도 좋아지고 공연도 잘 봤다고 말해주더라고요. YB의 영국인 멤버는 한국어가 서툴러서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충분히 서사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노래가 완벽했다고 말해줬어요."
수많은 명곡들로 사랑받고 있는 YB 밴드의 곡으로 주크박스 뮤지컬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없을까. 윤도현은 이에 대해 "'광화문연가'처럼 YB 노래로 뮤지컬을 제작하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얘기가 잘되진 않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좋은 시안을 만나면 충분히 만들어보고 싶다. 뮤지컬 넘버로는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사랑 Two', '나는 나비', '잊을께'가 들어가지 않을까"라고 가능성을 내비쳤다.
'재미'라는 원동력 하나로 다양한 활동을 끊임없이 펼치고 있는 윤도현은 무대 예술을 사랑하며 호기심 가득한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생활이나 일상이 건조하고 메말라 있다고 생각한다면 보시는 걸 추천한다. 매너리즘에 빠져 있거나 인간관계에 지쳐 있는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며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대했다.
'광화문연가'는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오는 9월 5일까지 공연한다.
[사진 = CJ ENM 제공]
정진아 기자 avance_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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