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알테어의 타순을 이동할 생각은 없다."
NC 외국인타자 애런 알테어에겐 지난해 '8테어'라는 별명이 있었다. 유독 8번 타순에서 좋은 타격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실제 8번 타자로 타율 0.325 17홈런 52타점을 기록했다. 3번에서도 타율 0.308로 괜찮았지만, 표본은 13타수(4안타)에 불과했다. 4번과 5번에선 51타수, 59타수씩 기록했으나 타율 0.196. 0.271에 그쳤다. 지난해 3~5번 타순에서 생산한 홈런과 타점은 3홈런과 20타점이 전부였다. 때문에 이동욱 감독은 알테어를 8번 타순에 배치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이동욱 감독은 개막 후 대부분 경기서 알테어를 5번 타자로 기용했다. 간혹 2번, 4번, 6번, 8번, 9번으로 옮기기도 했지만, 5번 중견수 비중이 압도적이다. 올 시즌 알테어가 공식적으로 '8테어'였던 건 5월23일 고척 키움전이 유일했다.
전반기에 타율 0.280 18홈런 46타점 43득점으로 괜찮은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알테어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침묵 모드로 돌변했다. 18일 인천 SSG전까지 7경기서 29타수 1안타 타율 0.042 1타점 2득점에 그쳤다. 첫 경기였던 10일 창원 롯데전 이후 6경기 연속 무안타였다.
흥미로운 건 이 감독의 타순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10일 롯데전과 18일 인천 SSG전서 4번으로 내보냈고, 19일 인천 SSG전 포함 나머지 6경기는 변함 없이 5번 타자였다. 이 감독은 "알테어의 타순을 이동할 생각은 없다"라고 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NC의 후반기는 통합우승을 차지한 2020시즌과 올 시즌 전반기와는 완전히 다르다. 코로나19 술판 사태로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 등 주전타자 4명이 동시에 시즌 아웃됐다. 후반기 들어 김기환, 최장원, 김주원 등 야구 팬들에게도 생소한 이름들이 라인업을 채우는 실정이다.
그나마 뉴 페이스들이 활발한 기동력, 짠물 수비 등을 보여주면서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중심은 남아있는 기존 주축 타자들이 잡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알테어를 '8테어'로 만들고 싶어도 그렇게 할 여유가 없다. 알테어마저 빠져나가면 중심타선에 들어갈 타자가 많지 않다. 18일 인천 SSG전서 결장한 양의지가 팔꿈치 통증을 딛고 돌아오면서 나성범~양의지~알테어 클린업트리오가 완성됐다.
그런 점에서 NC로선 19일 경기서 알테어가 살아날 조짐을 보인 게 고무적이다. 알테어는 3-1로 앞선 3회초 2사 1루서 SSG 선발투수 샘 가빌리오의 132km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비거리 130m 도망가는 좌중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NC가 실질적으로 승기를 잡는 순간이었다. 7월1일 KIA전 이후 12경기만의 홈런. 2회 좌중간안타를 더해 후반기 처음으로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5회에는 볼넷을 얻어냈고, 9회에도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날만 3안타 3타점 2득점 포함 네 차례 출루에 성공했다.
물론 한 경기로 부활 여부를 단언할 수 없다. 분명한 건 NC로선 '8테어'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알테어가 중심타선에서 살아나야 중위권 다툼의 확실한 동력이 될 수 있다. 경기 후 알테어는 "최근 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고, 타이밍이 안 맞았다. 타격코치에게 밸런스에 대한 조언을 받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타이밍 잡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타격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 오랜만에 3안타를 기록했는데 팀 승리에 기여 할 수 있어서 기뻤다"라고 했다.
[알테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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