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현재 승률 계산법에서 무승부는 경기수에서 제외...승률 상승 효과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 KBO리그 후반기 들어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경기는 총 6경기다. 후반기 리그 개막 첫 주에만 4경기가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주에도 20일까지 2경기가 무승부였다. 후반기 동안 한화와 KIA가 3번씩, NC 2번, SSG, LG, KT, 두산이 각각 한차례씩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올해 각 팀이 기록한 무승부는 전부 18번(9경기)이였으니 후반기에 두 배나 늘어난 셈이다.
도쿄올림픽과 갑작스런 일부 선수들의 코로나 감염 등으로 인해 전반기 마지막 주 경기가 모두 취소되는 바람에 KBO는 어쩔 수 없이 ‘9회 무승부’제도를 꺼내 들었다.
KBO관계자는 “실행위에서 깊이 논의를 많이 했다. 부작용도 걱정을 했지만 현장 목소리를 많이 반영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 현장의 목소리는 조금 결이 다르다. 경기의 본질은 승부를 가려야 되는 데 그렇지 못해서다.누구의 표현처럼 “도쿄 올림픽에서도 승부치기를 하고 왔는데 한국에 돌아와보니 프로야구판에서 승자도 패자도 없는 야구가 기다리고 있었다”라는 지적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이다.
특히 아마추어도 승부를 가리는 판에 프로야구가 무승부를 양산하는 것은 ‘프로스포츠의 본질’을 벗어난 팬들에 대한 일종의 기만이라는 것이다.
박용택 KBSN 해설위원은 “저희 입장에서는 퇴근을 일찍 할 수 있어 좋았다. 그렇지만 경기를 하다 말고 끝난 것 같았다”는 촌평을 내놓았다. 무승부는 찜찜한 경기라는 의미이다.
대다수 감독들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경기를 끝 마치는 것에 대해서 그리 찬성하는 편은 아닌 듯 하다. 수도권의 몇몇 감독은 “경기를 하다보면 승부를 결정짓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래도 지금처럼 9회 무승부 제도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들도 144경기를 모두 소화해야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은 이해하지만 전반기 보다 두 배나 많은 무승부 경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달갑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이강철 kt wiz 감독은 찬성의 뜻을 밝혔다. kt는 지난 17일 2위팀 LG전에서 9회말 3-5로 뒤진 상황서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시즌 첫 노 디시즌 경기였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감독은 “경기 후반 좋은 투수들을 모두 투입할 수 있어 좋다" 며 "연장전을 없애 경기 이닝을 줄이면 (선수들의) 경쟁력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말이 액면 그대로 들리지 않는 이유가 있다. 1위 팀이기 때문이다. 무승부 경기가 많을수록 유리해서다. kt는 20일까지 49승34패 승률 5할9푼을 기록중이다.
남은 경기 모두 승부를 가리지 않았다는 극단적인 가정을 해보자. kt의 승률은 그대로 5할9푼이다.
2위 LG가 남은 61경기에서 6할7리의 승률(37승24패)을 거둔다고 가정해도 LG의 시즌 최종 승률은 5할8푼7리 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9회 무승부 제도가 나쁘지 않다는 의미이다.
지금과 같이 승률 계산법에서 무승부 경기를 총 경기수에서 제외하면 5할 승률 이상인 팀은 득이 된다. 예전처럼 0.5승으로 친다고 가정하면 지금 KIA의 승률은 4할3푼6리가 아니라 4할3푼8리로 조금 오른다. kt는 약 1리 하락한다. 최종 승률을 따질 때가 되면 1리로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승률 5할 이상인 팀이 무승부가 득이 되긴 하지만 1위를 추격하는 입장에서는 그리 달갑지 않는 제도이다.
한편 그동안 KBO의 승률 계산법은 4가지였다. 무승부를 제외한 방법, 무승부를 0.5승으로 간주하는 법, 다승제, 그리고 총 경기수로 승수를 나누는 방법(무승부도 패로 계산) 하는 방법 등이다.
가장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는 승률 계산법은 올 해와 같은 무승부를 제외하는 방식이다. 프로야구 초창기인 1982~86년, 1998~2002년, 2005~09년, 2011~21년까지 총 26년간 유지되고 있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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