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이혜천의 모습이 보인다"
사령탑의 평가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두산 베어스는 23일 신인 1차지명에서 서울고 좌완투수 이병헌(18)을 선택했다.
최고 151km에 달하는 빠른 공이 일품인 이병헌은 수준급의 슬라이더도 보유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는 선수다. 두산은 "이병헌이 슬라이더는 빠르고 날카롭게 꺾여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라고 밝혔다.
다만 다른 선수들보다 프로 데뷔가 늦을 수는 있다. 올해 왼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과 토미존 수술을 받았기 때문. 그럼에도 두산은 이병헌의 잠재력을 포기할 수 없었다. "수술 후 재활 중이지만 차후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될 선수라고 판단했다"는 것이 두산의 입장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좌완 파이어볼러'의 합류를 반겼다. "이병헌이 굉장히 빠른 공을 갖고 있다"는 김태형 감독은 "영상을 봤는데 이혜천의 모습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150km대 빠른 공을 던졌던 좌완투수 이혜천을 떠올린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지 않다. 그래도 감을 잡으면 잘 던질 것이다"라는 것이 김태형 감독의 말이다.
이혜천은 1998년 OB에 입단했을 당시 제구력이 일정하지는 않았지만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가 매력적이었다. 입단 첫 해부터 성장 가능성을 보였고 1999년부터 1군 주요 전력으로 자리매김했다. 두산이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배경에는 141⅔이닝을 던져 9승 6패 3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62로 활약한 이혜천의 공도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 2006년에는 8승 6패 1홀드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한 그는 이후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하기도 했다. 아마 김태형 감독은 이병헌이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을 보고 프로 초창기의 이혜천을 떠올린 듯 하다.
"워낙 두산에 왼손투수가 귀하지 않나. 150km를 던지는 왼손투수는 흔하지 않다"는 김태형 감독. 사실 두산은 전통적으로 왼손투수가 귀했다. 김태형 감독은 같은 서울 연고팀인 LG에서 뛰었던 좌완투수 김기범과 이상훈 등의 이름을 열거하며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두산은 이혜천과 차명주가 중간계투진에 자리를 잡으면서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하기도 했고 최근 몇 년간 황금기를 누렸던 시기에는 유희관과 함덕주의 활약, 그리고 장원준 영입 등으로 좌완 갈증을 해소하기도 했다.
이제는 팀의 미래를 짊어질 좌완투수의 등장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김태형 감독은 "잘 다듬으면 좋아질 것"이라면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고 지명한 것 같다. 기본적으로 타고난 스피드가 있다"라고 기대했다.
[이병헌.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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