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새 외국인선수가 무려 9월 말에 데뷔했다. 어쩌면 2022년까지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무리는 아니다.
KIA 새 외국인투수 보 다카하시가 25일 광주 SSG전서 데뷔전을 가졌다. 성공적이었다. 4이닝 동안 70개의 공으로 3피안타 5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했다. 승리요건에 관계 없이 투구수 제한이 있었다.
KIA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된 애런 브룩스를 내보냈다. 당시만 해도 새 외국인투수 영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8월15일 이후 영입하는 외국인선수는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8월26일에 다카하시 영입을 발표했다.
이후 비자발급, 자가격리 등을 거쳐 KIA에 합류했고, 불펜피칭을 거쳐 데뷔전까지 치렀다. 1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KIA의 5강 희망은 거의 사라졌다. 현실적으로 5위 도약보다 2경기 차의 최하위 한화를 확실하게 밀어내는 게 과제다.
KIA는 시즌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내년까지 계약됐다. 그러나 내년을 대비한 경기운영을 하는 느낌은 전혀 없다. 25일 경기서도 주축타자 대부분 그대로 선발로 내보냈다. 경기막판 6점 리드서 젊은 투수 대신 5일간 등판하지 않은 메인 셋업맨 장현식을 내세워 컨디션을 점검했다.
결국 다카하시 영입은 프런트 역시 현장과 뜻이 같다는 걸 증명한 사례다. 나아가 내년까지 염두에 둔 선택이라고 봐야 한다. 10월 한 달간 충분히 지켜본 뒤 괜찮다면, 2022시즌 외국인투수 후보 중 한 명이 될 수도 있다. 구단 역시 굳이 부인하지 않는 분위기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외국인선수 계약이 점점 힘들어진다.
다카하시의 데뷔전은 괜찮았다. 1회 1사 2루 위기서 강타자 최정을 몸쪽 149km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뽑아낸 것부터 인상적이었다. 그만큼 제구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였다. 2회 SSG 3할 유격수 박성한에겐 152km 패스트볼을 구사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었다. 단, 좌타자 상대를 버거워하는 모습은 있었다.
KIA는 아직도 32경기를 남겨뒀다. 다카하시는 4~5일 간격으로 6~7경기 등판이 가능해 보인다. 그 정도면 KIA 뿐 아니라 나머지 9개 구단에도 어느 정도 유의미한 데이터와 장, 단점이 확인될 것이다. 이때 KIA와 다카하시의 대처능력까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자연스럽게 KIA의 2022시즌 선발진을 떠올려볼 수 있다. 현실적으로 다니엘 멩덴의 잔류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없다. 토종투수들 중에선 올 시즌 실적이 있는 임기영과 이의리가 경쟁서 가장 유리하다고 봐야 한다.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내부경쟁 혹은 트리플A에 있는 양현종(라운드락 익스프레스)의 행보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지금부터 KBO리그를 살짝 경험할 다카하시가 2022시즌에도 KIA에 잔류할 수 있다면 상대적으로 변수가 적은 선발진을 꾸릴 가능성이 생긴다. 물론 다카하시의 KBO리그 적응 여부가 2022시즌 선발진 구성의 절대적 요소는 아니다. 하지만, KIA는 이제 2022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다카하시가 잘 던지든 못 던지든 거시적 관점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다카하시.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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