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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고 봅시다."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월드시리즈 5차전은 어쩌면 메이저리그 역사의 마지막 한 순간을 장식하는 경기였다.
이날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내셔널리그가 2022시즌부터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올 겨울 의견을 조율하면 내년부터 내셔널리그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모습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월드시리즈 5차전은 내셔널리그 애틀랜타의 마지막 홈 경기였다. 3~4일 6~7차전은 아메리칸리그 휴스턴의 홈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다. 즉, 1일 경기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마지막 경기일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경기서 안타를 친 투수가 있었다. 휴스턴의 '괴짜 투수' 잭 그레인키다. 휴스턴이 4-5로 뒤진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투수 이미 가르시아 대신 타석에 들어섰다. 애틀랜타 오른손 구원투수 제시 차베스에게 볼카운트 1S서 2구 90마일 싱커를 공략해 우전안타를 날렸다.
그레인키는 통산 219승132패 평균자책점 4.31을 거둔 베테랑 거물급 투수다. 만 38세로 이젠 전성기에서 내려왔다는 평가다. 최근 2년 연속 4점대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그런 그레인키는 타격도 수준급이다.
통산 259경기서 521타수 117안타 타율 0.225 9홈런 34타점 49득점을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의 휴스턴 이적 후에는 타석에 들어설 일이 별로 없었지만, 내셔널리그의 LA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던 시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에는 종종 안타를 터트렸다. 2019년에는 3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휴스턴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이런 그레인키의 능력을 알고 대타로 기용한 것이었다. 비록 휴스턴은 4회에 득점은 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도 그레인키의 이 대타 안타가 메이저리그에서 투수의 마지막 안타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안타의 속도는 시속 105.9마일이었다.
베이커 감독은 MLB.com에 "잊지 말라. 그레인키는 뛰어난 타자"라고 있다. MLB.com에 따르면 그레인키도 이미 4차전 직후 5차전서 안타를 칠 수 있는 마지막 투수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당시 그는 "두고 봅시다"라고 했다. 기회가 오면 보여주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안타를 쳤다. MLB.com은 "그레인키는 우전안타를 기록한 뒤 애틀랜타 1루수 프레디 프리먼과 함께 웃음을 짓고 있었다"라고 했다.
[그레인키.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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