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나성범(32)의 마지막 메이저리그 도전은 스스로 자유계약선수(FA) 선언을 포기하고 NC 다이노스의 양해와 지원을 받는 것이 관건이다. 실패하면 NC 다이노스에서 원 클럽 맨으로 은퇴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MLB 사무국이 지난 3일 KBO에 NC 나성범(32)의 신분 조회를 요청했다. KBO는 5일 KBO리그 NC 다이노스 소속 선수임을 확인해줬다.
나성범은 한국시리즈가 종료되고 5일이 지나면 KBO리그에서는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그런데 해외진출 자격 요건에서는 아직 완전 FA가 되기에 1년이 남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야만 메이저리그로 갈 수 있다. 그런데 포스팅을 하려면 자유계약이 되면 안된다. 소속팀이 필요하다.
NC 다이노스에 정통한 관계자가 최근 흥미로운 말을 했다. 그는 “나성범이 꿈을 이루기 위해 움직일 것으로 본다. 메이저리그는 그의 오랜 꿈이다. 야구에 대한 진심을 가지고 있는 선수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나성범을 옆에서 지켜본 관계자이기에 깊은 부분을 설명했다.
첫 번째가 전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로 올시즌 SSG 랜더스에서 활약한 외야수 추신수의 조언이다. 추신수는 시즌을 마치고 출국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성범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응원하면서 "반드시 보장된 메이저리그 계약을 하고 가야 한다. 메이저와 마이너가 나뉘는 스플릿(split) 계약은 위험하다. 자신이 가진 기량을 충분히 보여줄 기회를 가지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올시즌 스플릿 계약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해 어정쩡하게 메이저와 마이너리그 트리플A 라운드 락 익스프레스를 오가다가 귀국하게 된 것을 주지시키는 조언이었다.
그런데 나성범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도전 자체가 나성범의 꿈이기 때문에 성공이나 실패, 조건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성범은 한국 시리즈가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신청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FA가 되면 소속팀이 없어져 포스팅 시스템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는 김광현이 SK 와이번스 시절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게 된 과정을 살펴보면 가능성이 확인된다. 당시 김광현도 1년을 더 해야 FA가 되기 때문에 구단의 양해를 구해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었다.
다만 차이는 나성범의 경우 김광현과는 달리 KBO리그에서는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갖추었다는 것이다. 신분 조회 요청이 왔다고 해서 나성범을 확실하게 원하는 구단이 100% 존재한다고 확신할 수는 없으나 나성범의 에이전트가 메이저리그의 거물 ‘스캇 보라스’라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나성범은 2018 시즌 중 스캇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미 캘리포니아주 뉴포트 비치에 있는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박찬호에게 5년 6,500만달러, 추신수에게는 7년 1억3000만달러, 류현진에게 4년 8000만 달러 계약을 안겨 준 메이저리그 대표적인 에이전시이다. 특이하게도 야구만 한다.
당시 보라스 코퍼레이션의 한국계 디렉터가 나성범의 메이저리그 행을 추진했으나 2019시즌 초인 5월3일 홈구장 창원 NC 파크에서 열린 KIA전에서 상대 투수 폭투 때 3루로 달려 슬라이딩을 하다가 오른 무릎이 꺾이는 중상을 당하고 수술을 하게 됐다.
나성범은 2020시즌 재기해 KBO리그에 복귀한 뒤 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을 거쳤다. 12월10일 포스팅을 했는데 결국 한 팀도 나오지 않아 1월10일 30일의 기간이 끝나고 말았다.
나성범은 미국으로 건너가 보라스 코퍼레이션 훈련장에서 결과를 기다렸으나 빈손으로 귀국했다.
이제 다시 ‘보라스 타임(Boras Time)’이 오고 있다. 오는 12월6일(미 현지 시간)부터 9일까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열린다. 보라스는 나성범의 꿈을 실현 시켜줄 능력을 가지고 있는 ‘악마 에이전트’여서 기대가 모아진다.
[나성범과 보라스. 사진=AFPBBNews]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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