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삼성 오승환이 무너졌다. 비록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모래성이 무너지듯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졌다. 4타자 연속 안타는 포스트시즌 처음이며, 프로 데뷔 후 두번째 치욕이다.
오승환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초 2아웃에 구원 등판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44세이브를 올리며 또 한번 KBO 리그를 호령한 오승환은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기 위해서 마운드에 올랐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9회 마지막 공격을 노리고 있었고 오승환이 좋은 투구를 보여준다는 기대감으로 분위기를 이끌기 위해서 등판을 시켰다"라고 밝혔다. 오승환이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두산의 흐름을 차단한다면 분위기가 삼성 쪽으로 넘어올 가능성을 엿봤던 것이지만 참혹한 결과만 안았다.
오승환은 등판하자마자 박세혁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맞았다. 라팍 곳곳에서 탄식이 쏟아졌다. 이어 김재호에 우전 안타를 맞은 오승환은 강승호에게도 좌전 안타를 허용하면서 득점권 위기에 몰렸고 정수빈에게는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아 실점이 추가됐다.
2005년 데뷔한 오승환이 포스트시즌에서 29경기에 출장했지만 4타자 연속 안타를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규시즌 포함 두번째이다. 오승환은 2006년 5월17일 대구시민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8회 등판, 손시헌-임재철-전상렬-이종욱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적이 딱 한번 있었다.
오승환이 4연속 안타를 맞은 것은 도쿄 올림픽에서도 없었다. 동메달 결정전인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오승환은 6-5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 오승환 투구 내용을 보면 선두타자 제이슨 구즈만에게 안타를 맞은 뒤 에밀리 보나파시오를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첫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이후 에릭 메히아에게 안타를 맞은 뒤 훌리오 로드리게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폭투로 허무하게 동점을 내준 후 후안 프란시스코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오승환은 요한 미에세스에게 낮은 슬라이더를 공략당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맞았다. 안타-볼넷-안타-홈런을 맞았다. 4타자 연속 안타는 허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승환은 한국시리즈로 가야할 중요한 길목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지 못하고 4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치욕의 날이다.
[오승환이 아웃카운트 한개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대구=유진형 기자]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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