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큰 경기에서 치명적 약점을 다시 노출한 LG 김현수(33)는 한국시리즈가 종료되고 5일이 지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LG는 재계약을 추진하겠지만 김현수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LG가 김현수에 장타력을 갖춘 새 FA를 보강할 것인가?
LG 트윈스는 페넌트레이스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서 4위 두산과 격돌했다. 지난 해 5전3선승제 준플레이오프가 코로나19로 빚어진 리그 중단과 연기 사태로 3전2선승제로 바뀐 것도 결과적으로는 3위 팀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LG는 1차전을 내주고 2차전에서 낙승을 거뒀지만 하루를 쉰 뒤 3차전에서 대패하고 말았다.
LG의 1994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27년만의 KS우승 도전의 꿈은 포스트시즌 첫 단계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두산에 의해 좌절됐다.
4위 두산이 키움과의 와일드카드에서 첫 경기를 패하고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둬 2경기를 하고 올라오는 체력 소모가 있었으나 준플레이오프 단기전에는 변수가 되지 못했다.
현재 LG 구단 프런트와 선수단은 조용하다. 프런트와 선수단 모두 고민에 빠졌다. 필요한 트레이드와 선수 보강, 훈련, 지원을 해가며 치밀하게 준비한 시즌이다. 자신있게 ‘윈 나우(Win Now)’를 선언했고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으로 단계적으로 지도자 수업을 마친 류지현감독에게 우승 도전을 맡겼으나 결과는 변함이 없었다.
LG가 아무리 고민해도 결론은 모두가 인정하는 하나로 나오게 된다. 타선에 일발 장타를 터뜨릴 타자가 없으면 포스트시즌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이다.
지난해는 패하기는 했어도 외인 용병 라모스가 있어 추격을 해볼 만했는데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용병 없이 두산과 맞붙어 3차전에서는 속절없이 점수차가 계속 벌어졌다.
믿을 카드는 캡틴 김현수(33)밖에 없었는데 김현수의 타구는 외야를 넘지 못했다. 두산 김재환은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장타가 비교되는 대목이다.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2017년 12월19일 LG 트윈스는 메이저리그에서 두 시즌을 뛴 김현수와 4년간 총액 115억원(계약금 65억원, 연봉 총액 50억원)에 계약을 하고 공식 발표했다.
‘한 지붕 두 가족’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 출신으로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거친 김현수를 LG 트윈스가 잡은 것이다. 그것도 롯데 이대호(4년 150억원)에 이은 역대 2위 몸값을 기꺼이 지급했다.
당시 LG 트윈스는 그 배경으로 두 가지를 설명했다. 첫 번째는 타선 보강인데 김현수가 홈런 타자는 아니어도 중장거리포에 정교함을 겸했고 메이저리그 경험까지 한 것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리고 두 번 째 목표가 두산 베어스 특유의 치열함을 김현수를 통해 LG 선수단에 전수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지난 4년간 LG는 확실히 강한 팀으로 변해 왔다. 다만 마지막에 번번이 두산에 발목을 잡혔다.
4년 전 김현수를 영입했을 때 LG는 그의 장타력에 기대를 걸었다. 그런데 2015시즌 두산에서 3할2푼6리의 고타율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까지 기록했지만 그 숫자가 28개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플래툰 시스템으로 출장 기회가 적었다고 해도 6개의 홈런에 그쳤다.
사실 김현수는 물론 박병호까지 한국의 간판 타자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한 이유가 장타력이 절대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김현수의 4년 계약 첫해인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열렸다. 선동렬 감독이 이끈 국가대표팀의 중심타선이었던 김현수는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0-2로 뒤진 4회말 대만의 실업리그 선수인 우완 사이드암 우성핑의 공을 강타했는데 외야 플라이로 잡혔다. 당시 김현수 본인도 홈런이라고 확신했는데 안 넘어가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당시 구단 관계자는 ‘아니 저게 넘어가야 되는데 안 넘어가면 어떻게 하나. 우리는 저런 타구가 홈런이 될 것이라고 김현수에게 115억원을 준 것’이라고 한탄한 바 있다.
결국 그 우려가 4년간 계속되면서 김현수의 치명적 약점을 재확인하게 되고 말았다. 4년 계약 마지막 해인 올시즌 그의 페넌트레이스 성적은 2할8푼5리의 타율에 144안타 17홈런 96타점이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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