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두산 베어스가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그 배경에는 홍건희와 이영하의 희생이 있었다.
두산은 올해 포스트시즌에 앞서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이 수술대에 오르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고,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왼쪽 어깨의 피로 누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두산은 최원준과 곽빈, 김민규까지 세 명의 선발 투수로만 단기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당연히 불펜 투수들의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가 없는 두산은 잇몸 야구로 기적을 썼다. 와일드카드 결정전(WC)을 시작으로 준플레이오프(준PO), 플레이오프(PO)를 거쳐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는 최초의 팀이 됐다. 7년 연속 KS 진출도 KBO리그 역대 최초. 두산이 쓴 미라클에는 수많은 선수들이 활약이 바탕이 돼 있지만, 삼성과 플레이오프는 이영하와 홍건희의 투혼이 그 무엇보다 빛났다.
만 38세 '베테랑' 이현승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 2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연일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영하와 홍건희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현승은 '후배들이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는 말에 "우리 팀 선수지만, 너무 멋있다. (이)영하나 (홍)건희를 보면 멋있고, 부럽다. 과연 내가 저런 상황에서 그들의 역할이 주어진다면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말 멋있다고 생각한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홍건희는 지난 9일 대구 삼성전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5회말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겨받았다. 홍건희는 첫 타자 오재일과 승부에서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이끌어냈고, 무실점으로 위기를 매듭지었다. 홍건희는 말 그대로 역투를 펼쳤다. 3이닝 동안 투구수 52구, 1볼넷 2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삼성 타선을 막아내고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지난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이닝 동안 66구를 던지고 이틀 휴식을 가진 이영하의 투구가 빛났다. 이영하는 지난 1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시작으로 7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일주일 동안 총 4경기에 등판해 7⅓이닝 동안 132구를 던지며 수차례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그리고 10일 경기에서 또 한 번 120%의 활약을 해냈다.
이영하는 팀이 5-0으로 앞선 3회초 1사 1, 3루의 실점 위기에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영하는 등판과 동시에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으나, 재빠르게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연달아 잡아내며 최소 실점의 투구를 펼쳤다. 이후 4회초에는 2사후 연달아 안타를 맞아 위기를 자초했으나, 후속타자 박해민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영하는 5회 구자욱-호세 피렐라-오재일로 이어지는 삼성의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로 봉쇄했고, 6회도 무실점을 마크하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영하는 자신이 맡은 3⅔이닝 동안 투구수 49구를 기록하며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의 타선을 막아냈다.
같은 팀 동료라서 예의상 나온 칭찬이 아니었다. 베테랑의 말대로 정말 홍건희와 이영하는 '멋진' 투구를 펼쳤고, 두산 '미라클'의 중심에 섰다. 이들이 한국시리즈에서도 지금과 가은 활약을 바탕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지 기대된다.
[두산 베어스 홍건희, 이영하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