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하나원큐가 BNK에 두 번 당하지 않았다. 언더독이 가야 할 길을 시즌 6번째 경기서 보여줬다.
하나원큐는 시즌 초반 지난 시즌 6라운드 전승 당시 보여준 모습을 올 시즌 1라운드서 완전히 잃어버렸다. 신지현과 양인영의 간헐적인 2대2 외에는 공격도 수비도 내용이 없었다. 기본적인 스크린과 컷인이 실종된 '막농구'에 가까웠다. 객관적 전력이 약한데, 공수활동량도 떨어졌다. 결국 BNK의 시즌 첫 승 제물까지 됐다.
나흘만의 리매치. 처절한 그들만의 탈꼴찌 전쟁. 하나원큐는 김이슬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대신 기용된 이지우가 나름 괜찮은 모습. 에이스 신지현이 볼 핸들링 부담을 덜었다. 이지우는 스크린을 받은 뒤 넥스트 움직임이 깔끔했다. 질 좋은 패스를 통해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면서 팀이 전체적으로 리듬을 올렸다.
이후 하나원큐는 로테이션을 폭넓게 가져가며 평소와 달리 높은 활동량을 유지했다. 나흘 전 부산에서 재미를 본 3-2 지역방어를 2쿼터 시작하자마자 가동. 또 통했다. BNK는 어렵게 슛 기회를 잡았으나 마무리가 계속 되지 않았다. 하나원큐는 신지현이 정면 탑에 위치한 뒤 상대 공격 실패에 강한 트랜지션으로 응수, 확률 높은 득점을 이어갔다. 여기에 계속 교체를 통해 3~4쿼터에 대비하는 모습. BNK는 2쿼터 막판 안혜지의 3점포가 두 방 터지기 전까지 계속 고전했다. 결국 이 지역방어로 경기흐름이 하나원큐로 완전히 이동했다.
이훈재 감독은 3쿼터에 맨투맨으로 돌리면서, 양인영과 이하은을 동시에 가동했다. 김한별과 진안, 김진영의 제공권에 밀리면서 색깔을 바꾼 것. 이 또한 나쁘지 않았다. 양인영은 확실히 업그레이드 된 모습. 신지현과의 깔끔한 2대2가 있었다. 단, 하나원큐는 스크린 이후 대처가 좋지 않았다. BNK는 안혜지의 외곽포로 계속 추격.
하나원큐는 4쿼터에 다시 지역방어를 통해 주도권을 이어갔다. BNK는 유독 코너 커버가 되지 않는 모습. 이지우가 놓치지 않고 고아라의 코너 외곽슛을 지원했다. 초반부터 폭넓게 로테이션 하면서 4쿼터 승부처까지 텐션이 살아있었다.
BNK는 경기막판 응집력이 많이 떨어졌다. 스크린 대처가 되지 않았고, 리바운드서 시종일관 우세했으나 공격리바운드를 너무 쉽게 내줬다. 그러나 하나원큐 역시 맨투맨에선 허점이 많았다. BNK는 1분46초전 김진영의 속공과 추가자유투로 2점차 추격.
BNK는 김진영이 김지영을 상대로 미스매치 공격 기회를 잡았으나 어이 없는 턴오버를 했다. 하나원큐도 계속 도망가지 못했다. BNK는 40초를 남기고 안혜지의 좌중간 돌파 성공. 이지우가 너무 쉽게 뚫렸다. 하나원큐는 16.4초를 남기고 양인영의 사이드슛 실패. BNK도 안혜지가 진안의 스크린을 받고 정면에서 찬스를 잡았으나 뱅크슛 실패. 연장으로 갔다.
연장 시작 11초만에 신지현이 돌파로 자유투를 얻었다. 김진영과의 접촉이 없는 듯했으나 파울이 불렸다. 이날 판정 기준은 초반부터 계속 흔들렸다. 어쨌든 신지현이 먼저 2득점했다. 신지현은 3분48초를 넘기고 스크린을 받고 3점포. BNK는 스크린 대처가 또 되지 않았다. 다음 공격서 양인영이 침착하게 페이크를 통해 수비를 제치고 골밑 득점. 확실히 스텝업됐다는 증거. 그러나 2분52초를 남기고 신지현이 4파울에 걸렸다. 하지만, 2분28초를 남기고 절묘한 헤지테이션으로 진안을 5반칙으로 보내면서 3점 플레이 성공.
BNK는 4쿼터부터 강아정의 출전시간이 거의 없었다. 그래도 베테랑 김한별이 추격의 3점포를 가동했다. 그러자 하나원큐는 41초전 신지현이 다시 스크린을 받고 이동한 뒤 김한별 앞에서 플로터를 터트렸다. 그리고 양인영이 안혜지의 공격을 블록하면서 경기종료. 막판 쫄깃한 승부. 신지현이 최악의 외곽슛 컨디션에도 에이스임을 과시했다. 하나원큐는 언더독이 어떻게 경기를 해야 하는지 보여줬다. 단, 두 팀 모두 외곽수비에는 상당한 허점을 보였다.
부천 하나원큐는 12일 인천 청라 하나원큐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2라운드 홈 경기서 부산 BNK 썸을 연장 끝 84-81로 이겼다. 개막 5연패를 끊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BNK 역시 1승 5패. 두 팀은 공동 최하위.
[신지현(위), 하나원큐 선수들(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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