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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산 유진형 기자] 현대캐피탈 히메네즈는 프로의 품격이 뭔지 제대로 보여준 선수였다.
히메네즈는 지난 5월 기량 미달과 훈련 태도 문제로 계약 해지된 뷰세비치를 대신해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개막을 앞두고 훈련 중 왼쪽 허벅지를 다쳤다. 12주 진단을 받았지만 컨디션이 쉽게 오르지 않자 현대캐피탈은 히메네즈와 잔여 시즌을 치르기 어렵다고 판단해 펠리페로 교체를 확정했다.
히메네즈는 11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진행된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의 경기가 한국에서의 마지막 경기였다. 부상 부위 통증으로 마지막 경기는 뛰지 못했지만 경기 전 훈련도 성실히 받으며 팀원들과 끝까지 함께했다.
보통 교체를 통보받은 외국인 선수는 설렁설렁 뛸 법도 한데, 히메네즈는 정반대였다. 웜업존에서도 혹시 기회가 생겨 원 포인트 블록커로 투입될지 모르기에 제자리 뛰기와 계단 오르 내기를 하며 항상 몸을 예열하고 있었다. 코트에서 동료들의 멋진 플레이가 나오면 박수치며 응원했고 동료들과도 장난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노력했다.
히메네즈는 돌아가야 하는 선수가 맞는지 모를정도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 새로운 소속 팀 합류하기 위해 12일 프랑스로 출국하는데 하루 전까지도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기 전 최태웅 감독도 "히메네즈 선수는 12일 출국한다"라며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최선을 다해 경기와 훈련에 임해 줬다. 외국인 선수였지만 모범이 됐던 선수였다. '고맙다'라고 이야기했다"라고 말하며 히메네즈의 성실함을 칭찬했다.
끝까지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히메네즈를 누가 미워할 수 있을까? 현대캐피탈 동료들도 이런 히메네즈를 위해 세트스코어 3-2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뒤 히메네즈를 중심에 두고 기념촬영을 하며 추억을 간직했다.
이날 25점을 올리며 팀 내 최다 득점 활약을 한 허수봉도 제일 먼저 히메네즈에 달려가 뜨거운 포옹을 하며 히메네즈에게 마지막 승리를 선물했다.
히메네즈는 떠날 때까지 최선 다하는 진정한 프로 정신을 발휘하며 팀 동료뿐 아니라 배구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히메네즈. 사진 = 안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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