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흥 김진성 기자] "우리도 유튜브 봐요."
키움의 고흥 스프링캠프에서 야시엘 푸이그(32)만 화제를 모은 게 아니다. 푸이그를 비롯한 키움 타자들이 실시한 '공으로 공치기' 훈련도 큰 관심을 모았다. 타자들이 토스배팅을 하기 전에 공으로 공을 치며 집중력을 높인 뒤 곧바로 타격훈련을 이어갔다.
강병식, 오윤 타격코치는 타자들의 훈련효과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훈련법을 연구하고 고얀하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잘 부러지는 과자 웨하스를 입에 물고 실시하는 타격훈련 역시 강병식 코치의 아이디어였다.
배트가 아닌 야구 공으로 야구 공을 치는 게 절대 쉽지 않다. 공이 배트보다 공을 맞힐 수 있는 면적이 훨씬 작기 때문이다. 난생 처음 해본 야시엘 푸이그도 쩔쩔 맸다. 반면 김휘집 등 저연차들은 제법 잘 했다. 알고 보니 작년 마무리캠프 때 처음으로 도입했다. 경험해본 저연차들은 능숙하게 해냈다.
그러나 두 코치가 이 훈련을 고안한 게 아니다. 강병식 타격코치는 "우리도 유튜브 봐요"라고 했다. 유튜브에서 공으로 공 치는 훈련을 먼저 한 타자는 다름 아닌 추신수(SSG)였다. 강 코치는 "유튜브를 보는데 추신수가 아들과 함께 그 훈련을 하고 있더라. 괜찮겠다 싶어서 적용했는데 반응이 좋았다"라고 했다.
물론 야구선수라면 익숙해지면 잘할 수 있다. 강병식 코치는 "쉬울 것 같은데 다섯 번을 하면 다섯 번 모두 맞추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선수들이 재미있어 하니 집중력도 높다. 푸이그나 이정후도 금방 익숙해지고 잘할 것이다"라고 했다.
단, 공으로 공을 맞추는 것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다. 강 코치는 "그 느낌을 그대로 타격연습으로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 손이 너무 늦게 나와도 안 되고, 너무 뒤에서 나와도 안 된다"라고 했다. 공을 최대한 오랫동안 보면서 그라운드 가운데로 보낼 수 있게 하는, 타격의 기본에 충실한 훈련이다. 집중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강 코치는 이 대목에서 뼈 있는 발언도 했다. "요즘 선수들이 유튜브를 많이 보는데, 우리도 유튜브를 본다. 그런데 선수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눈에 보이는 것만 따라 하려고 한다. 타격의 1~2~3을 하고 유튜브를 봐야 하는데 1~2~3을 안 하고 유튜브만 보는 경우가 있다"라고 했다.
유튜브를 통해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의 타격 및 투구를 디테일하게 관찰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러나 타격 폼과 투구 폼은 정답이 없다. 개개인에게 맞는 폼은 다르다. 타격과 투구를 잘 하기 위한 기본이 존재한다. 그것부터 충실하게 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기초공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멋있게 건물을 쌓아 올릴 생각만 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강 코치도 추신수의 영상을 봤지만, 알고 보면 타격의 기본에 더 충실하기 위한 모방이다.
[푸이그. 사진 = 고흥 곽경훈 기자 kphoto@mydai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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