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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커탄지 브라운 잭슨(사진)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판사를 스티븐 브라이어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공식 지명했다.
잭슨 판사가 미 상원의 인준 절차를 통과한다면 233년 미국 연방대법원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연방대법관에 오를 전망이다. 흑인이 대법관 자리에 오르는 것으로는 세번째가 된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잭슨 판사를 미 연방대법관에 지명하겠다는 의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잭슨 판사는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법조인 중 한명"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이 은퇴를 선언한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후임자를 찾기 위해 엄격한 절차를 밟아왔다"며 "특출난 자격, 흠잡을 데 없는 성격, 법치주의에 대한 변함없는 헌신을 가진 후보를 찾았고, 브라이어 대법관처럼 현명하고, 실용적이며, 헌법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후보를 물색해왔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상원 법사위원장을 지냈던 바이든 대통령이 양당의 상원 의원들의 조언을 구하면서 "상원의 조언과 동의에 의해" 임명해야 한다는 헌법의 규정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잭슨 판사는 역사적인 지명자일 뿐만 아니라 특출난 자격을 갖춘 지명자"라며 "상원은 공정하고 시의 적절한 청문회와 인준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최초의 흑인 여성 대법관 임명을 공약했었고, 지난달 브라이어 대법관과 함께 한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를 재확인하면서 2월 말까지 후보 선정을 마치겠다고 밝혔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지명이 미뤄질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후보자들에 대한 개별 인터뷰를 마친 것으로 전해지면서 관심이 모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잭슨 판사를 비롯해 리온드라 크루거(55) 캘리포니아 대법원 대법관과 줄리아나 미셸 차일즈(55) 사우스캐롤라이나 연방법원 판사를 놓고 저울질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주당과 공화당이 절반씩 양분하고 있는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하는 만큼 '인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잭슨 판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잭슨 판사는 민주당 뿐만 아니라 공화당의 투표로 3차례나 상원에서 인준됐다"고 강조했다.
잭슨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미 하원으로부터 소환을 받은 돈 맥갠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이에 응할 것을 판결하며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라고 밝히는 등 공화당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제기할 만한 논쟁적 판결을 다수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잭슨 판사는 지난해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임명될 당시 린지 그레이엄, 수잔 콜린스, 리사 머카우스키 등 3명의 공화당 상원의원의 찬성표를 받았다.
51세인 잭슨 판사는 브라이어 대법관이 은퇴를 선언한 이후 유력한 대법관 후보로 꼽혀 왔다.
잭슨 판사는 지난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의해 연방법원 워싱턴DC 지원 판사에 임명됐고,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인 지난해 6월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올라섰다.
워싱턴DC 항소법원은 미 연방대법원에 이어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법원으로 평가받는다.
잭슨 판사는 경력 초기에 브라이어 대법관의 법률서기와 워싱턴에서 연방 국선변호사로 근무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잭슨 판사의 지지자들은 더 많은 국선 변호사를 연방 판사로 앉히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을 고려할 때 잭슨 판사가 적임자라고 주장해 왔다.
잭슨 판사가 연방 대법원에 들어간다고 해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대법원의 보수 대 진보 '6 대 3' 비율에는 변화가 없다.
'최고의 현인'으로 불리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대법관은 모두 9명이다.
다만, 잭슨 판사가 연방대법원에 합류할 경우 3인의 진보 대법관을 재구성하면서 대법원을 보다 미묘한 방식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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