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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이만기가 '현역 최강' 태백장사 허선행과의 대결에서 연장정 끝에 분패했으나, 몸을 사리지 않는 도전 정신으로 전 국민에게 벅찬 감동을 안겼다.
26일 방송한 종합편성채널 MBN '국대는 국대다' 4회는 평균 5.8%(이하 닐슨미디어 유료방송가구 2부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현정화 편의 5.5%를 뛰어넘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화제성과 광고의 지표가 되는 2049 시청률 또한 1.2%를 기록했다. 방송 직후에도 각종 포털 사이트와 SNS에 이만기와 허선행의 '역사적 매치'에 관한 영상과 내용이 도배되며 뜨거운 화제를 이어갔다.
이날 방송에서는 31년만의 복귀전을 앞두고 한 달간 하드 트레이닝에 돌입한 이만기의 훈련 과정과, 허선행과의 숨 막히는 맞대결이 펼쳐지며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먼저 이만기는 트레이너로 활동 중인 둘째 아들 동훈 씨의 지도하에 '80년대 현역 시절' 훈련 방법인 네 발 계단 오르기, 장작 패기, 고무줄 당기기 등 고강도 훈련을 소화했다.
이어 부자는 대결 상대 태백장사 허선행과 비슷한 나이와 체격을 가진 대학 씨름부 선수들을 만났다. 같은 체급의 선수들과 붙어본 결과, 이만기는 '1.66초' 만에 패배해 VCR로 이를 지켜보던 다섯 페이스메이커 전현무, 배성재, 홍현희, 김동현, 김민아를 안절부절못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상대를 바꿔가며 반복 연습을 이어나가면서 곧바로 '감'을 잡아 역습에 성공했다. 경기 후 이만기는 "허선행이랑 내랑 비교하면 어떻노?"라고 물었고 선수들은 "허선행이 더 센데요"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그러나 잠시 후, 선수들은 "처음만 잘 버티면 이기실 것 같다. 초반 방어를 잘 하시라"면서 이만기를 응원했다.
페이스메이커들의 도움도 빛을 발했다. 김동현은 근육이 굳은 이만기를 위해 국내 1호 스트레칭 강사인 김성종씨를 초빙해 전신을 푸는 유연성 수업을 진행했다. 또한 김민아는 이만기의 고향인 마산을 함께 내려가, 유소년 장학금을 받게 될 씨름 유망주들을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만기는 씨름 유망주 형제인 은후, 은찬 군에게 "씨름을 하면서 힘든 순간들을 헤쳐 나가면 사회에서도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라며 "대결에서 꼭 이겨서 내 이름으로 장학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드디어 찾아온 복귀전 날, 이만기는 경기장 입구에 전시된 자신의 '역사'가 담긴 사진들을 돌아보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대기실에서 마지막 훈련에 돌입한 이만기는 페이스메이커 5인과의 만남에서 '근육질'로 변한 자신의 몸을 살짝 공개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경기장을 찾은 허선행은 "길게 끌 생각이 없다"며 여유를 보였다. 드디어 시합장에서 서로를 마주한 이만기와 허선행은 "경기에 자신이 있다, 허선행이 제대로 해야 할 것", "너무 영광스럽지만 지는 걸 정말 안 좋아한다"는 각오를 주고받았다. 이어 각 선수를 응원하는 지인들의 영상과, 3:5로 허선행의 우세를 점치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나왔고,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됐다.
3판 양승제로 진행된 경기에서는 첫판부터 강렬한 '샅바 신경전'이 벌어져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시작과 동시에 치열한 힘 싸움을 주고받은 가운데, 종료 11초를 남겨놓고 허선행이 장외로 나가며 다시 샅바를 잡게 됐다. 이만기는 주특기인 들배지기로 허선행을 들어 올렸지만, 방어에 성공한 허선행이 끌어치기로 역공하며 첫 번째 판을 가져갔다. 체력적으로 열세인 상황에서 중요한 판을 내준 이만기는 두 번째 판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들배지기와 밀어치기로 '속공'에 돌입, 3초 만에 승리했다. 현장을 지켜보던 페이스메이커와 관객들은 일순 놀라 "역시는 역시다"라고 감탄했다.
1:1의 상황에서 마지막 세 번째 판이 시작됐고, 이만기는 샅바를 제대로 잡지 못한 상황에서도 허선행의 집요한 공격을 끝까지 방어해냈다. 결국 1분의 경기 시간이 끝난 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연장전'에 돌입하게 됐다. 양 선수는 지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에도 마지막 30초의 연장전을 위해 샅바를 쥐어 잡았고, 결국 허선행이 목 감아치기로 이만기를 모래판에 눕히며 최종 승자가 됐다. 온 힘을 다한 양 장사는 서로를 끌어안으며 명승부를 마무리했다.
아쉽게 패배한 이만기는 "행복했다"는 말과 함께 "씨름이 더 많은 국민에게 사랑받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허선행은 "영광스러운 대결이었다. 앞으로의 경기에 좋은 발판이 될 것 같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후 이만기를 위한 선물로 경기를 직접 보지 못한 채 미국 유학을 떠난 둘째 아들의 영상 편지가 공개됐다. "다시 도전하는 모습이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아빠는 제게 영원한 천하장사"라는 내용에 경기장에서 화면을 지켜보던 첫째 아들 민준 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가 대단하신 분인 건 알았지만 현장에서 보니 더 뭉클했다"라며 "안 다치고 경기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민준 씨의 진심 어린 소감에 이만기도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각 분야의 스포츠 '레전드'가 현역 스포츠 국가대표 선수와 맞대결을 벌이는 '국대는 국대다'는 이만기에 이어 한국 여자 펜싱 선수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펜싱 여제' 남현희가 세 번째 레전드로 출격한다. 은퇴 3년 만에 펜싱 코트로 돌아오는 남현희가 현역 최강과의 맞대결에서 어떤 명승부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국대는 국대다' 5회는 3월 5일 오후 9시 20분에 방송된다.
[사진 = MBN 제공]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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