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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어코 선동열을 소환했다.
SSG '151억원 사나이' 김광현의 평균자책점이 점점 비현실적인 영역으로 향한다. 8일 고척 키움전서 6이닝 3피안타 8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5승(무패)을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0.56서 0.47로 내려갔다.
김광현은 2년만에 돌아와 KBO리그를 평정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구위는 3년 전보다 다소 떨어졌다는 게 김원형 감독 시각이다. 실제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광현의 2019년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7.1km였다. 올 시즌은 1.1km 떨어진 146km.
그러나 변화구 완성도는 더 좋아졌다는 평가다. 일단 3년 전과 달리 패스트볼보다 주무기 슬라이더 비중이 더 높아졌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커브, 스플리터 체인지업 순으로 구사 중이다. 피안타율은 패스트볼 0.176, 커브 0.133, 슬라이더 0.127이다. 2019년보다 확연히 떨어졌다.
물론 스트라이크 존이 정상화된 걸 무시할 수 없다. 확실히 김광현도 부담을 덜어내고 투구할 수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를 2년 경험한 관록이 김광현의 경쟁력을 더 끌어올렸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단순히 메이저리그를 경험하고 돌아왔으니 KBO리그 타자들을 내려다보고 투구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더 신중해졌고, 더 냉정해졌다. 3일 인천 한화전서 포수 이흥련과 사인을 주고 받다 맞지 않자 갑자기 마운드에 불러 의견을 확실하게 교환한 뒤 자신의 뜻대로 밀어붙여 성공한 게 대표적 사례다.
그래서 점점 더 떨어지는 평균자책점을 높게 평가 받아야 한다. 선동열 전 삼성, KIA, 국가대표팀 감독이 자연스럽게 소환된다. KBO리그 40년 역사에서 0점대 평균자책점을 보유한 유일무이한 전설이기 때문이다.
선 전 감독은 1986년 0.99, 1987년 0.89, 1993년 0.78 등 무려 세 차례나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사실 1992년(0.28)과 1995년(0.49)에도 0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었지만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반면 투수의 체계적 관리가 되지 않았던 1986년에 무려 262⅔이닝을 던졌다.
김광현의 역대 최저 평균자책점은 2010년의 2.37. 당시 192.2이닝으로 커리어 최다이닝을 기록하면서도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17승7패로 자신의 최다승을 기록한 시즌이기도 했다. 당시 SK는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돌아가는 상황이 12년 전과 흡사하다. 2022년 SSG도 2010년 SK처럼 막강전력을 과시한다. 이미 5승을 달성했고, SSG의 전력을 감안할 때 17승 이상 따낼 가능성도 충분하다. 물론 본인은 평균자책점 1위보다는 승리투수를 원한다. 자신의 승률 80%가 SSG의 많은 승리로 이어지고, 대권의 밑거름이 된다고 믿는다. 에이스라면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김광현이 선동열 전 감독을 잇는 두 번째 0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된다면 KBO리그 역사에 한 획을 긋는 것이다. 아직 5월이고 많은 경기가 남았다. 그러나 김광현의 관록과 노련미, 극단적 투고타저 시즌임을 감안하면 새 역사가 창조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김광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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