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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강용석 변호사 블로그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이 사태의 책임은 90% 이상 강용석에게 있는 것 같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에 막판 역전승을 거두자 여권 성향의 지지자에게서 ‘강용석 역적론’이 터져 나오고 있다.
김은혜 후보와 단일화 논의가 무산된 후 강용석 후보가 무소속 후보로 완주하면서 국민의힘 패배에 결정적 원인이 됐다는 주장이다. 강 후보가 1·2위 후보의 표 차이인 8907표보다 많은 5만4758표를 가져간 것으로 나타나면서 강 후보에 대한 ‘책임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강용석 역적론’이 아니라 ‘강용석 핑계론’이라며 김은혜 후보의 능력이 부족했다는 반론도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일 오전 9시 기준 경기도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김동연 후보는 282만7573표(49.06%)를 얻어 김은혜 후보(281만8666표·48.91%)를 8907표 차이로 이겼다. 3위인 강 후보는 5만4758표(0.95%)를 득표했다.
같은 날 만화가 윤서인씨는 페이스북에서 “지금 이 시점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제일 고마워하는 사람, 민주당 관계자들이 제일 고마워하는 사람, ‘대깨문’들이 제일 고마워하는 사람, 이재명이 제일 고마워하는 사람은 당연히 이준석보다는 강용석 같다”며 “왜 엉뚱하게 이준석을 탓하는 댓글들이 자꾸 보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강용석을 받아주지 않은 이준석과 강용석과 단일화에 실패한 김은혜에게도 아쉬운 점은 있다”면서도 “누가 뭐래도 이 사태의 책임은 90% 이상 강용석에게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출마를 안 하셨으면 경기도지사는 국민의힘이 됐을 텐데”라며 “좌파에게 빼앗긴 경기도를 다시 되찾겠다고 나서신 분이 좌파에게 경기도를 빼앗기게 만드는 당사자가 된 현실이 너무 우울하다”고 강 후보를 비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윤씨처럼 강 후보 책임론을 언급하는 글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강용석 역적됐다. 방송에서 단일화 거부하는 정치인 그렇게 비판하더니 막상 자신은 ‘내로남불’”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의 경기지사 패배를 두고 “단일화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떠난 강용석” “강용석 효과” 등의 비판도 이어졌다.
‘강용석 역적론’은 특히 강 후보의 득표수(5만4758표)가 1·2위 후보의 표차(8907표)를 훌쩍 넘어섰다는 점에 주목했다. 강 후보와 김은혜 후보가 단일화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친 민주당 성향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강 후보를 겨냥해 “강용석 후보, 좋은 일 한 번 했다” “존재감 확실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강 후보가 소장으로 있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를 언급하면서 “다 같이 가세연 유튜브 채널 가서 구독 눌러주고 오자”는 농담도 눈에 띄었다.
일각에서는 강 후보 책임론은 무리라는 반응도 나온다. 보수 논객인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이 강용석 핑계론을 대는 건 웃기는 일”이라며 “그냥 김은혜가 모자라서 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치상으론 강용석의 5만표가 승부를 가른 것처럼 보이지만, 김은혜는 강용석과의 단일화를 거부했고, 그러면서도, 강용석의 표를 훔쳐가려는 공작까지 보였다”며 “김은혜는 자기 힘으로 1만표라도 더 따서 승리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변 대표는 앞선 글에서는 “강용석 0.9%, 약 5만표, 기대 이하의 성적이나 공교롭게도 김동연이 김은혜를 1만표 이하 정도의 간발의 차로 따돌리는데 결정적 기여를 해버렸다”며 “강용석은 자신을 무시한 김은혜와 국민의힘에 대한 통렬한 복수를 했다. 원래 자신의 목표대로 신당 창당의 길로 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동연 후보와 김은혜 후보는 선거 전 여론조사 때부터 초박빙 승부를 예고했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도 김은혜 후보가 49.4%로 김동연 후보(48.8%)를 앞섰으나 격차는 단 0.6%포인트(오차범위 ±1.5~4.3%포인트)에 불과했다. JTBC는 김동연 후보를 48.5%로 김은혜 후보를 49.6%로 예측했다.
김은혜 후보는 개표 후반부까지 앞섰으나 개표율을 97% 넘긴 상황에서 김동연 후보에 역전당했다. 김동연 후보는 2일 오전 5시32분쯤 처음 역전한 뒤 1위 자리를 지키면서 오전 7시4분쯤 당선을 확정 지었다.
막판 역전극이 펼쳐진 원인으로는 김동연 후보에 대한 지지표가 많았던 일부 지역의 개표가 늦게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권자 수가 많은 부천과 화성, 의정부 등은 다른 곳에 비해 새벽 늦게까지 개표가 진행됐다. 부천 같은 경우 다른 대다수 지역 개표율이 90% 후반대일 때도 80% 초중반에 머물러 있었다.
부천과 화성은 경기도 내에서 유권자들의 진보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지역이다. 의정부도 민주당 안병용 시장이 연속 3선을 한 진보 강세지역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부천시 투표수 34만7502표 중 18만2163표(52.95%)가 김동연 후보에게 갔다. 15만4942표(45.04%) 득표에 그친 김은혜 후보보다 2만7000여표 많다. 김동연 후보는 화성에서도 33만6635표 중 17만3688표(52.03%)를 얻어 김은혜 후보가 득표한 15만3591표(46.01%)에 우위를 나타냈다. 의정부에서도 김동연 후보는 18만7864표 중 9만2433표(49.70%)를 얻어 8만9711표(48.23%)를 득표한 김은혜 후보를 막판에 따돌렸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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