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유격수 골든글러브 지형도가 바뀌나.
올 시즌 유격수 골든글러브 레이스는 SSG 박성한과 LG 오지환의 2파전이다. 전반기만 해도 사실상 박성한의 독주체제였다. 각종 타격수치에서 유격수 최고이자 리그 최상위권이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살짝 주춤한 사이 오지환이 무섭게 치고 올라온다. 더구나 수비 지표에선 시즌 내내 오지환의 근소한 우세.
일단 전반기 타격성적을 비교해보자. 박성한은 83경기서 타율 0.332 2홈런 39타점 39득점 10도루를 기록했다. 반면 오지환은 83경기서 타율 0.254 13홈런 49타점 41득점 2도루였다. 정확성, 출루능력은 박성한의 우세, 한 방 및 클러치 능력은 오지환의 우세였다.
다만, 박성한이 전반기 내내 타율과 출루율에서 리그 최상위권을 유지하면서 박성한이 골든글러브 레이스에서 약간 앞서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특히 최근 들어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오지환은 후반기에 14경기서 타율 0.304 6홈런 14타점 11득점했다. 14개의 안타 중 6개가 홈런일 정도로 놀라운 장타력을 뽐낸다. 특히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8월에는 타율 0.375 OPS 1.272.
반면 박성한은 후반기 14경기서 타율 0.192 9타점 6득점이다. 8월에는 타율 0.120 3타점 3득점. 출루율은 0.154, OPS는 0.394. SSG 김원형 감독은 6일 인천 삼성전을 앞두고 “성한이가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한다”라고 했다.
결국 시즌 타격 성적을 비교해보면 오히려 오지환의 우위다. 오지환은 97경기서 타율 0.261 19홈런 63타점 52득점 OPS 0.815(출루율 0.343, 장타율 0.472) 득점권타율 0.306. 반면 박성한은 97경기서 타율 0.311 2홈런 48타점 45득점 OPS 0.774(출루율 0.385, 장타율 0.389) 득점권타율 0.341.
수비는 시즌 내내 오지환의 근소한 우위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박성한은 WAA 0.901로 리그 전체 4위이자 유격수 1위, 오지환은 0.820으로 리그 전체 6위이자 유격수 2위다. 타구처리율은 오지환이 91.05%로 전체 20위이자 유격수 3위, 박성한은 89.79%로 전체 25위, 유격수 4위다. 병살처리율은 오지환이 73.7%로 전체 1위, 박성한이 69.2%로 전체 2위.
두 사람은 최근 인터뷰서 서로를 거론했다. 오지환이 먼저 박성한을 두고 “정말 훌륭한 유격수다. 수비에선 나와 동등하다”라고 했다. 8년 후배를 치켜세우는 선배의 품격을 보여줬다. 작년부터 급성장한 박성한을 실제로 인정한 것이기도 했다.
그러자 박성한은 “오지환 선배님과 비교 자체가 영광이다. 수비는 아직도 나보다 더 잘 하신다. 내가 갖고 있지 못한 기술이 있다. 본받을 점이 많다”라고 했다. 선배의 사려 깊은 발언에 감사한 마음, 실제로 리스펙트 하는 마음 등이 섞여 있었다.
수비에선 오지환의 근소한 우위지만, 박성한도 만만치 않다. 타격은 박성한은 정확성과 출루, 오지환은 한 방이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박성한이 체력이 떨어지며 장점을 발휘하지 못한다. 3할3푼대 타율이 3할1푼대까지 내려갔다. 2년 연속 3할 달성에 노란불이 들어왔다. 아무래도 오지환보다 풀타임 경험이 적기 때문에 그래프 관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반면 오지환은 오히려 체력부담이 큰 유격수의 화법을 거부, 후반기 들어 장타력이 더 좋아졌다. 2016년 이후 6년만의 20홈런을 넘어, 커리어 하이를 예약했다. 잠실에서 20홈런 유격수가 탄생하는 건 인정받아야 한다.
아직도 변수는 많다. 우선 더위가 끝나지 않았다. 이번 주말부터 2연전 체제다. 이동거리가 더 길어지고, 체력 부담이 많은 두 유격수의 컨디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타격 그래프는 계속 조금씩 변한다. 오지환이 떨어지고 박성한이 다시 올라올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서 투표를 한다면 오지환이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물론 결론은 10월까지 지켜봐야 한다. 유격수 골든글러브 레이스가 점점 흥미로워진다.
[오지환과 박성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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