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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대학교 회계학과에서 기획, 제작한 축제 메뉴판.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대전의 한 대학교 축제에서 한 학과가 만든 주점(酒店) 메뉴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제육볶음, 오뎅탕 등에 음란물 제목을 연상케하는 이름들이 붙었다. 대학 측은 경고 조치를 했다며 “건전한 축제가 되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조선닷컴에 따르면 22일 대전의 한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해당 주점 메뉴판을 올린 사진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다른 부스는 다 어디 과인지 써놨는데, 이것만 안 쓰여 있다”며 “부스 이름부터 메뉴까지 의도가 뻔히 보이는데 이번 축제는 도대체 누가 관리하길래 이걸 허락해준 거냐”고 했다.
A씨가 작성한 글에는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댓글이 70개 이상 달렸다. 에브리타임은 ‘재학생 인증’을 해당 대학에 글을 쓰거나 댓글을 남길 수 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문제의 부스 현수막에는 흰색 배경에 빨간색 글씨로 ‘오빠 여기 쌀 것 같아’라고 적혀 있다. 글자 위에는 물방울이 그려져 있고, 그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가격이’라는 단어가 쓰여있다.
▲대전의 한 대학교 회계학과 축제 부스에 내걸린 플래카드.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메뉴 이름들은 음란물 제목을 연상케 했다. ▲[국산] 그녀의 두툼한 제육볶음 ▲[애니] 오뎅탕 돌려먹기 ▲[서양] 자고있는 김치전 몰래 먹기 ▲[일] DoKyoHoT 쏘야 ▲[러] 잘 익은 치킨너겟 ▲[하드코어] 츄릅 과일후르츠 ▲[유/모] 입가에 흘러넘치는 콘치즈 ▲[노/모] 따먹는 캔음료 등이다. 각 메뉴의 가격은 ‘천 원’ 대신 동영상의 크기를 의미하는 ‘GB’(기가바이트)로 적혀져 있다.
A씨가 올린 글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로도 퍼졌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은 약 2시간만에 조회수 5만회를 넘겼고 14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네티즌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저걸 말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게 충격적” “2022년 사진 맞냐” “기획한 사람만 유쾌하다. 보는 사람은 불쾌할 따름”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성범죄를 암시하는 듯한 ‘오뎅탕 돌려먹기’ ‘자고 있는 김치전 몰래 먹기’ ‘따먹는 캔음료’ 등을 놓고는 “선을 넘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논란이 커지자 대학 측은 해당 주점을 철거했다.
대학 관계자는 이 매체에 “학생처에서 인지 후 즉시 철거 조치를 진행했다”며 “부스를 기획한 회계학과 학생회 측에 경고하고 반성문 작성을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사안을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전체 학생회에 공지한 뒤 재발 시 엄중히 조치할 것임을 경고했다”며 “건전한 축제가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
대학 축제 부스에 선정적 문구를 활용해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광주 북구의 한 대학에서는 메뉴판에 적힌 ‘속살이 궁금해? 그럼 벗겨’ ‘오빠의 소세지 야채 볶음… 되게 크다’ ‘쌀 것 같아’ 등의 문구로 비난이 빗발쳤다. 2016년에는 광주 동구의 한 대학에서 ‘오빠 여기 쌀 것 같아’ 플래카드를 내걸어 비판을 받았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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