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장은 '4년 전' 한국의 기운을 받았다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일본 축구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변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일본은 23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E조 1차전 독일과 경기에서 2-1 역전 승리를 기록했다. 일본은 독일 일카이 귄도간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물러서지 않았고, 후반 도안 리츠와 아사노 타쿠마의 연속골이 터지며 승리했다.

외신들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가장 충격적인 경기 중 하나"라고 놀라움을 표현했다.

일본이 잘했다. 전반은 움츠렸으나 후반에 본격적으로 날개를 폈다. 조직력도 좋았고, 결정력도 좋았다. 특히 일본의 골키퍼 곤다 슈이치의 선방이 빛났다.

일본의 독일전 승리 요인 중 빠뜨릴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4년 전 한국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은 F조 3차전에서 독일을 2-0으로 무너뜨렸다. 독일이 월드컵 본선에서 16강에 진출하지 못한 최초의 순간이었다.

한국이 독일을 잡은 건 한국 축구를 넘어 아시아 축구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이전까지 독일은 아시아 팀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다. 월드컵에서 독일은 아시아 팀을 상대로 7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런 흐름을 아시아가 최초로 깨뜨린 것이다.

한국의 승리는 아시아 팀들의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더 이상 독일이 넘을 수 없는, 절대적인 팀이 아니라는 인식을 가지게 만들었다. 독일을 잡는 것이 불가능했던 인식을 한국이 바꿔버린 것이다. 아시아 팀도 독일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한국이 증명했기 때문이다.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었다.

사실 4년 전 독일은 지금의 독일보다 훨씬 강했다. 4년 전 독일은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으로 월드컵에 온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위의 팀이었다. 지금 독일은 FIFA 랭킹 11위다. 4년 전 한국이 얼마나 위대했고, 얼마나 꿈같은 일을 해냈는지, 4년 후에도 그 기운이 남아있다.

4년 전 한국의 기운이 4년 후 일본에게 전해진 것이다. 월드컵에서 무시당하던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높이기 위한 보이지 않는 소통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독일전 승리가 없었다면 일본의 승리도 없었을 것이다.

일본의 '캡틴' 요시다 마야는 독일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독일과 일본은 같은 수준의 팀이 아니다. 하지만 독일이 무적이 아니라는 것을 대한민국이 보여줬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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