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오는 12월 3일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전 포르투갈전 지휘를 할 수 없다.
H조 2차전 가나전이 종료된 후 벤투 감독이 앤서니 테일러 주심에 항의하다 퇴장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은 종료 직전 코너킥 기회를 주지 않은 주심에 강력하게 어필했다.
레드카드를 받은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전에서 벤치에 앉아 지휘할 자격이 사라졌다. 벤투 감독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하며, 무전이나 휴대폰 등 전자 장비를 통한 팀과의 연락이 금지된다. 라커룸에 출입할 수도 없다.
포르투갈전에 반드시 승리를 해야만 16강 진출 가능성이 생긴다. 포르투갈을 잘 아는 벤투 감독의 부재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장 손흥민 역시 "감독님이 벤치에 앉지 못하는 게 좋은 상황은 아니다. 선수들이 훈련에서 감독님이 말씀해주시는 부분을 이행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고, 이강인도 "당연히 우리에게 안 좋은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모든 것들이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물론 벤투 감독이 벤치에 있는 게 가장 좋은 일이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최대한 이 현실을 긍정적으로 활용을 해야한다.
먼저, 전략과 전술적인 부분에 타격은 없다. 경기가 열리기 전 모든 준비를 마치기 때문이다. 경기장에서는 그동안 준비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문가도 같은 생각이다. 한 K리그 출신 감독은 "큰 문제는 없다. 전술과 상대 분석 등 그동안 준비를 다 했다. 또 만약의 상황을 대비한 시나리오도 철저히 짜고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벤투 감독의 퇴장이 선수들의 전투력을 올릴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벤투 감독은 팀과 선수들을 지키기 위해 항의했고, 퇴장을 당했다. '선수들을 위한' 행동이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를 선수들이 가슴으로 받아들인다면, 한 발 더 뛸 수 있는 투지와 열정을 가질 수 있다.
K리그 출신 감독은 "벤투 감독이 선수들을 지키기 위해 퇴장을 당했다. 이는 선수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다. 선수들도 감독이 퇴장을 당했는데 '우리가 가만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것이 중요한 승부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록 벤투 감독의 몸은 밖에 있지만 마음이 떠난 건 아니다. 오히려 밖으로 밀려난 벤투 감독의 안타까운 현실이 그라운드 안에 있는 선수들, 그 선수들의 안에 내재돼 있는 투지와 투혼을 폭발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벤투 감독은 "벤치에 앉지 못하는 점이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한 뒤 "나를 제외한 코칭스태프들도 모두 실력이 있고,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난 경기가 열릴 때까지 선수들이 최대한 준비할 수 있도록 돕겠다. 포르투갈과 같은 팀을 이기려면 많은 것들을 해야 한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